개성공단 차단 65일째가 되던 지난 6일. 모처럼 전해진 희소식이 일주일 만에 '도루묵'이 됐다. 때 아닌 '급' 논란으로 남북회담이 무산되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표정엔 참담함만 가득했다.
개성공단 정상화 비상대책위원회는 곧 공단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서둘러 설비 점검팀도 꾸렸다. 거래선이 끊겼던 협력사, 바이어들과도 다시 접촉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회담 무산이 입주기업의 발목을 또 다시 붙잡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장마 소식도 들려왔다. 기업인들은 "장마철이 시작되면 공단 내 설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설비가 망가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번 달이 고비다. 만약 이 달 안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공단이 정상화된다 해도 문을 닫는 기업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비대위는 이날 남북 당국에 ▲당국자 회담 조속 개최 ▲설비 점검팀 방북 ▲통신선 연결 등을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12일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북한에 추가회담을 위한 수정 제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수정제의를 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당국회담은 무산됐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로서는 현재의 대표단과 북한의 대표단이 변한게 없다면 언제든지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성의 있는 입장 변화를 보여 와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른급의 회담을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남북 대표단이 교한한 것 외에 추가적 회담을 검토한 바가 없다"고 못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