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오는 10일 국정조사 실시계획안 채택을 위한 간사간 첫 회동을 앞두고 기싸움을 벌였다. 조사범위와 대상기관, 증인 등을 선정하기 전 기선을 제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인 새누리당 정문헌·이철우 의원은 9일 특위 위원직을 전격 사퇴하며 민주당 소속인 김현·진선미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에게 진실을 밝히는 차원에서 자격 시비를 둘러싼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차단하기 위해 국정조사 위원직 사퇴를 결심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현·진선미 의원은 국정조사 법에서 정한 제척사유에 해당돼 당연히 위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국정조사 관련 법률 1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국정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철우 의원은 "국정조사를 원만하게 하기 위해서는 두 의원이 반드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문헌 의원도 "김현·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여직원과 민주당 간 대치)현장에 있었다. 조사를 받아야 하는 사람이 국정조사를 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민주당은 두 의원의 요구를 일축했다.
문병호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철우·정문헌 의원이 사퇴하면서 우리 당 국정조사 위원들의 사퇴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당 국조특위위원들의 자격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 여직원이 셀프 감금한 사건인데 새누리당은 그에 대해 (두 의원을)고소를 하고는 이제와서 자격시비를 걸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 야당간사인 정청래 의원도 회의석상에서 "이런저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국정조사 특위를 방해하고 회피하려던 새누리당이 어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조사 언급에 화들짝 놀랐고 그 결과 자격 없는 분들이 스스로 그만두지 않았나 추측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대선 전부터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사건 파헤치려했던 김현·진선미 의원은 국정조사를 성사시킨 숨은 주역이자 공로자다. 그런데 이 두 의원을 국정조사를 방해하려 본회의에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에 기권하고 반대한 정문헌·이철우 의원과 도매금으로 처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이날 긴급회의를 갖고 정문헌·이철우 의원의 사퇴 요구를 놓고 대책을 강구했다.
회의 후 정청래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새누리당을 겨냥, "새누리당은 정문헌·이철우 사퇴 카드로 물타기를 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런 꼼수나 핑계를 대지 말고 차라리 김현·진선미 의원이 두렵다고 말하라. 김현·진선미 의원이 그리 두렵냐"고 발언, 새누리당을 자극했다.
또 "새누리당은 성실히 국정조사에 임하라.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끝냈다. 새누리당 권성동 간사도 국정조사 실시계획안을 들고 내일 10시 회의실에서 만나 성실하게 대화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정 의원은 "새누리당이 고발하면 다 제척사유가 되냐. 새누리당이 저 정청래를 오늘 고발하면 또 빼야 하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10일 여야 간사간 협상과 관련, "저희 계획안에는 조사범위와 대상기관, 증인이 망라돼있다. A~Z까지 다 준비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증인 출석과 관련해선 즉답을 피하면서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증언대에 서야 한다. 이것은 국민적 요구"라고 발언,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