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운영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과 부속물의 내용을 면책특권을 이용해 최소한의 수준에서 공개한다는 여야 합의사항을 가결시켰다.
이에 따라 국가기록원이 자료분류를 마치는대로 여야 동수로 구성된 열람위원회가 이른바 'NLL 대화록'을 열람할 예정이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합의에 따르면 여야는 각 5인씩 총 10인이 회의록 등을 열람한다. 열람위원회는 양당 원내수석부대표 간 협의를 통해 구성된다.
아울러 열람할 자료를 최소화하기 위해 열람위원들이 대통령기록관을 찾아가 기록물을 확인한다. 확인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자료에 한해 국회 제출을 요구키로 했다.
제출될 자료는 256만건에 달하는 열람·공개대상 기록물 중 NLL, 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등거리·등면적, 군사경계선, 남북국방장관회담, 장성급 회담 등의 열쇳말을 포함한 자료다.
대통령기록관이 제출할 자료의 수량은 2부의 사본으로 구성된다. 열람작업은 보안장치를 완비한 국회 운영위 소회의실에서 이뤄질 예정이며 열람 후에는 양당 열람위원간 합의된 사항만을 국회 운영위에 보고키로 했다.
기자회견 등 방법이 아닌 면책특권이 적용되는 상임위 보고과정을 통해 간접적인 방식으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은 현행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대통령기록물을 열람한 후 누설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형 또는 7년 이하의 자격 정지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양당 열람위원간 합의되지 않은 사항은 아예 운영위 보고에도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 양당 간 이견이 있는 부분이 공개됨으로써 논란이 이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해서다. 이는 사실상 이번 열람과정을 NLL포기 논란을 종식시키는 일종의 출구전략으로 삼겠다는 양당의 의중으로 보인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이른바 NLL 논란 종식을 막기 위해, 국정원에서 공개한 대화록이 정말 진짜인지, 아니면 조작된 것인지 그걸 확실히 살펴봐야 논란으로부터 우리가 벗어날 수 있다"며 "국민 분열을 막고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미 (국정원으로부터) 공개된 문서 내용의 진위가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국론분열을 막자는 뜻에서 고육지책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을 두고 여야가 정쟁의 성격이 강한 사안에 대해 면책특권을 적용해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정의당 정진후 의원은 회의에서 "면책특권을 등에 엎고 회의록 열람 내용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의안으로 상정되는 것이 타당하느냐는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양당이 열람을 한다고 해서 NLL과 관련된 해석에 대해 합의를 할 수 있느냐. 이견은 존재할 것이고, 또 다른 정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가결 직후 "여야 위원들은 열람 내용에 대한 누설을 금지하는 관련 법률을 감안해서 사후 관리에 만전 기해달라"며 "금번 열람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관련된 여러가지 논란이 종식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