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2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녀씨의 별세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일본에 자성을 촉구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녀 할머니가 87세로 별세하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 전해졌다. 꽃다운 나이인 16살 때 위안부로 끌려가 이루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고초를 겪고 귀국 후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일본군 비인도적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이를 막는데 온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한국인 위안부 등록자 237명 중 생존자는 57명으로 줄었다. 모두 고령인 탓에 할머니들이 멍에를 떨치지 못한 채 돌아가시는 가슴 아픈 일이 더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며칠 후면 광복 68주년이다. 일본 정부의 진심 어린 사과로 할머니들 가슴에 진정한 기쁨이 올 수 있길 바란다"며 일본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이어 "특히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치인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새누리당은 한국민과 함께 이들을 예의주시하겠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한을 풀어드리고 재발하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이용녀 할머니의 빈소를 찾아 문상할 계획이다. 야권도 한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도 이날 서울시청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용녀 할머니가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일본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듣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했다. 이제 일본군 만행을 국제사회에 증언할 분들이 몇분 안 남았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와 함께 이날 빈소를 찾기로 했다. 같은당 조경태 최고위원도 "어제 이용녀 여사가 돌아가셨다. 안타깝게 생각한다.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한 즉각적이고 진심어린 사죄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 역시 "용서받지 못할 반인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은커녕 부끄러워할 줄조차 모르는 일본, 역사가 바로서야 그 나라에 미래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며 "역사의 진실은 감춘다고 해서 지워지지 않는다. 일본은 지금이라도 위안부 할머니들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그 피해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유선희 최고위원은 서울 청계광장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의원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4년간 위안부 생활의 상처와 아픔을 딛고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참상을 알리기 위해 나서시고 싸우셨던 그 고귀한 뜻을 새기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애도를 표했다. 같은당 유 최고위원은 "1991년 8월14일에 처음으로 이 세상에 위안부의 실상을 고발하셨던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를 기억하며 통합진보당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본 정부의 전쟁범죄 인정과 공식 사과, 법적 책임을 촉구하는 1억인 서명 운동 성사에 적극 함께 할 것이다. 또 8·15 광복절과 제1회 세계 위안부 기념일을 맞이해 진행하는 국제 심포지엄과 14일 세계연대 수요시위에도 함께 하겠다"고 대응방침을 밝혔다. 정의당 김제남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과 중국 등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피해 당사국은 물론 일본 내 양심적인 지식인과 시민들조차 일본 정부의 참회를 거듭 촉구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20년 전 '고노 담화'마저 수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과거 침략전쟁의 피해로도 모자라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은폐와 축소로 인해 현재도 주변국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고 있는 일본 정부는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행태를 당장 중단해야만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동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보여준 한국 정부의 노력이 매우 실망스럽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더 이상 늦지 않도록 분명한 입장과 성의있는 노력을 보여줄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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