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전력난을 맞아 재계가 극한의 전력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이번 주(12~16일) 전력 피크기간을 맞아 공장보수을 집중, 생산을 줄여서라도 전력 사용 줄이기에 동참하는 것. '마른 수건도 다시 한 번 짜는 심정'으로 특단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여름철 전력 감축을 위해 추가적인 전기사용량 감축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철강업계는 이달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기로 공장 보수 일정을 조정, 적극적인 전력 절감에 나서고 있다.
앞서 철강업계는 8월 한달간 가을철에 비해 하루 평균 106만㎾(원전 1기의 전력 생산량)을 줄이는 전력 절감계획을 지난 6월에 발표했다. 철강산업이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만큼,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것. 이는 국내 여름철 전력 다소비업체 절전 규제 목표치(하루 평균 250만㎾)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42.4%)이다.
특히 포스코는 전력피크 기간 중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공장 내 200만t 규모의 전기로 1기와 광양제철소 하이밀 공장 내 180만t 규모 전기로 1기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이를 통해 피크기간 내 전력 13만㎾를 줄이는 게 목표다.
포스코특수강도 제강공장 120만t 규모의 전기로 2개를 교차 가동하고 수리일정도 8월로 앞당겨 전기사용량을 5만㎾ 줄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제강부 LF정련로 등 전력 소모량이 많은 조업과정을 피크시간(오전 10~11시, 오후 2~5시)를 피해 조업 중이다. 또 자가발전비율을 높여 정부의 전력절감 동참 요구에 부응하기로 했다.
동국제강도 지난 5일부터 인천에 있는 압연공장 1호기와 제강공장 120t 규모의 전기로의 가동을 중단하고 대보수에 들어간 상태다. 대보수는 오는 14, 15일까지 각각 진행된다. 이와 함께 오는 18일부터 약 10일간 제강공장과 압연공장의 2차 대보수를 실시, 전력 절감에 동참할 계획이다.
세아홀딩스 자회사 세아베스틸도 조업시간 단축 등 특단의 전력절감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초부터 이달 말까지 오전 11시~오후 5시 사이에 전기로 1기(100t 규모)만 가동하는 등 전력절감에 동참하고 있다. 또 야간 경부하 시간에 전기로 1기(150t)만 추가로 가동 중이다. 또 전기로와 각 공장보수 일정도 7~8월 중 분산 실시하기로 했다. 현대제철도 전력 피크 기간 중 일부 전기로를 보수하는 등 생산설비를 중단하고 전기로와 압연공장의 가동중단도 함께 실시 중이다.
일부 기업은 에어콘 등 냉방기기의 가동을 중단하는 특단의 조치도 시행 중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전력수급 주의단계 발령시 주요 공장 사무동의 냉방기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도 ▲비상발전기 가동 ▲대형시험 장비의 시험시간 조정 ▲전력수급 심각단계 돌입 시 시험장비 정지 등 다양한 절전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현대그룹도 사옥 각 층별로 냉방기를 정지해 에너지 절감에 나선다.
자가 발전을 통해 전력난을 극복하려는 노력도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전력피크기간 중 서울 종로구 광화문 사옥, 금호타이어 광주·곡성·평택 공장, 아시아나항공 본사, 아시아나IDT 데이터센터 등 각 사업장에서 자체 발전기 가동을 시작했다. 하루 5~9시간씩 5일간 약 20만㎾의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게 목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블랙아웃 위험이 지속될 경우 3~4주차까지 자체 발전기 가동을 확대 실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최근 아산공장에 국내 최대 지붕형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아산공장 내 4개 공장(프레스공장, 차체공장, 의장공장, 엔진공장) 지붕에 총 4만여 개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전력 생산은 물론 태양광 발전 설비의 냉각장치를 통해 혹서기 공장 내부 온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노타이' 기간도 대폭 확대되는 추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절기 복장 착용 기간을 지난해보다 1개월 늘려 6월초부터 9월말까지 4개월에 걸쳐 시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등 항공 업계는 현장 직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달말까지 3개월간 넥타이를 매지 않도록 하는 노타이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