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몰아내기, 진상 규명·책임자 처벌 피하려는 비겁한 것"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15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회담과 관련, "3자 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시청 앞 광장 천막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근혜 정부가 가시처럼 여겼던 검찰총장을 결국 몰아냈다. 진실규명 추진에 앞장섰던 검찰총장을 사퇴시킴으로써 철저한 진실규명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3자회담이 무의미해 졌다는 주장이 많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혼외자녀 논란에 휩싸인 채동욱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 압력설이 제기되면서 거부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던 3자회담에 응하기로 한 것이다.다만 채동욱 검찰총장 문제를 3자회담 의제에 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김 대표는 "(3자회담의) 주요의제는 국정원 등 국가권력기관의 정치개입의 폐해가 돼야 한다"며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 역시 연장선상에 있다. 이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박 대통령이 준비해 주셔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대표는 또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축소수사가 은밀한 공작이었다면 채동욱 검찰총장 몰아내기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피하기 위한 공개적이고 비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권력에 의한 검찰 길들이기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아울러 이 땅의 모든 양심있는 국민과 함께 어둠의 세력을 규탄하고 응징하는 범국민적 행동을 더욱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김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공포정치에 대해서도 강도높게 비판했다. 김 대표는 "오늘 유엔(UN)이 정한 세계 민주주의날에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마구 무너져 내리는 상황 앞에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대한민국은 밝은 권력이 아니라 무서운 권력이, 공포정치가 엄습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1970년대 어둠의 시대에 막대 줄자가 있었다.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할 때 막대줄자를 갖고 다니면서 선량한 시민과 불량한 자로 구분 했다"며 "그들이 국민에게 요구했던 것은 순종이고 굴종이었다"고 말했다.김 대표는 이어 "지금은 미움과 증오의 줄자가 등장했다. 권력의 마음에 들지 않는 자가 있으면 느닷없이 잣대를 들이대며 죄가 있다고 단언한다. 아니면 죄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죄가 없다면 죄가 없음을 입증하라고 한다"고 비판했다.또 "'너희중에 죄가 없는 자가 있다면 이 여인에게 돌을 던져라'라는 성찰이 아니라 '나와 정권을 호위하지 않는 사람은 죄인으로 삼아 돌을 던지겠다'는 공포와 야만의 시대가 된 것"이라며 "목표하고 있는 바는 분명해 보인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검사는 유죄이고 반대로 국정원은 무죄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대표는 그러면서 "국정원의 국기문란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관여한 바 없다고 하지만 이번에 검찰총장을 사퇴시킨 반법치주의적 행태는 대통령의 재가 없이는 있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무서운 세상이 됐지만 오만과 배타와 증오의 바벨탑은 정의와 양심의 저항으로 무너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김 대표는 아울러 "지난 대선 전후 국기문란 사건들로 나라가 전진하지 못하는 상황을 매우 안타깝게 여겼다"며 "그래서 대통령에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되지 않도록 국정원을 개혁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 상황을 매듭짓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