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양심의 문제다. 그동안 현재 기초연금 정부안에 반대해 왔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표 제출 후 이어졌던 긴 침묵을 깼다. 사퇴 이유는 '기초연금 정부안이 본인의 소신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장관은 29일 오전 비서실 직원 결혼식에 참석해 "이번에 사퇴를 결심하게 된 원인 중 하나는 '기초연금'이었다"며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하는 방안에 계속 반대 의견을 제시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도 그런 생각(정부안에 반대)을 가지고 있다"며 "복지부 장관으로써 그동안 반대해 왔던 기초연금으로 어떻게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기초연금은 박근혜 정부 공약의 핵심. 진 장관은 기초연금 논의 초기부터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반대해 왔다. 그럼에도 지난 25일 정부가 국민연금 연계안을 채택하자 주무부처의 장관으로써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04년 박 대통령의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친박 인사로 떠올랐던 진 장관. 친박과 탈박을 반복했지만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복지부 장관직을 맡아 '실세 장관'이란 별명도 얻었다.그러나 평소 자신의 원칙에 맞지 않는 행동에는 과감하게 반대표를 던지는 등 박 대통령과 마찰도 있어 왔다. 친박 인사로 분류되던 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사활을 걸었던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것이 진 장관이었다. 이번 사표 제출 역시 진 장관의 성격과 일맥상통하는 결과. 복지부 장관직을 맡으면서 청와대와도 여러번 이견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생각이 다른 점이 한두 번 있긴 했다"며 "기초연금안을 만들면서 여러가지 의견이 있었다"고 간접적으로 밝혔다. 기초연금 방안 마련 과정에서 부처 간 기싸움도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진 장관은 지난 16일 사우디아라비아 출장길에 오르기 전, "복지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게 없다"며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와의 관계를 들었다. 진 장관은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은데 예산은 기재부가 꽉 쥐고 있고 인원은 안행부가 꽉 쥐고 있었다"며 "복지부 장관으로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란 생각에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해 왔다.청와대는 여전히 사표를 반려하고 진 장관에 거듭 복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럼에도 진 장관은 다시 한 번 확고한 사의를 확고히 드러내 복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진 장관이 돌아오지 않으면 당분간 이영찬 복지부 차관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