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의원들이 개인 볼일과 지역구 행사 참여로 상임위 회의의 정족수가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회의는 정회를 선언하고 비상연락을 통해 의원을 소집하는 분주함을 거친 끝에 다시 개회됐다.지난 4일 경주시의회 문화행정위원회(위원장 서호대)는 회의 시작 30여 분만인 오전 11시10분께 정회하고 오후 1시에 속개됐다.이날 문화행정위원회는 경주시 성 평등 기본조례안과 북부종합체육시설 건립, 실감미디어 성과확산센터 부지매입, 농기계임대사업소 동부분소 설치를 위한 2013년도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경주시 어린이 급식관리지원센터 운영 민간위탁 동의안을 심의키로 돼 있었다.하지만 심의 결정을 위해서는 문화위 전체의원 10명 중 과반수 이상인 6명이 참석해야하는 상황이었지만 오전에 참석한 서 위원장을 비롯한 6명의 의원 중 A 의원이 개인 볼일이라는 이유로 회의장을 빠져나가 결국 의결정족수가 모자라 정회됐다.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의 의원 가운데 B의원은 검찰조사 이유로 불참했으며 C의원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불참했다. 나머지 두 의원은 지역구에서 열린 마을회관 준공식과 농업인 한마음대회 참가 이유로 불참했으며 이중 한 의원이 오후에 참석해 속개가 됐다. 의원 불참으로 의결정족수가 모자라 심의가 열리지 못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을 두고 한 시민단체 대표는 “시 의원들도 사람이기에 볼일이 있고 아플 수도 있지만 사건에 연류 돼 검찰조사를 받고 지역구 행사 참석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은 엄연한 직무유기”라며 “시의원들은 시민이 낸 소중한 세금으로 의정활동비를 받는 만큼 신중한 행동과 일정 조율 등 시의원으로서의 본분과 자질을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경주시의회의 모 의원은 “이번 같은 상황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며 시민들과 언론의 질타를 받아야 마땅하다”며 “경주시의 행정과 정책 결정권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한 점은 지적돼야 함은 마땅하나, 이번 지역구 일정 등은 경주시의 행사이므로 시간조절이 충분했으나 조율이 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성건동 박태수(46·남)씨는 “내년 선거를 앞두고 의원들이 본연의 의정활동을 접어두고 지역구 관리에 혈안이 된 것 같다”며 “다음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밝은 눈을 가지고 의원 본연의 의무를 다하는 사람을 골라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박형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