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는 전국적 관심을 끌었다. 그 중심엔 김부겸 후보가 있었다. 새누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단기필마로 시장에 도전한 김부겸 후보의 당선여부는 경북에서도 화제였다.  김부겸 후보가 비록 여당 후보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대구시민들이 40%가 넘는 지지를 김부겸 후보에게 보냈다는 것은 과거에 볼 수 없는 놀라운 민심의 변화다. 여당이라고 무조건 몰표를 주지 않겠다는 것이며 김부겸 같은 야당 후보라면 언제든 선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구의 정치인들에게 던진 것이다. 경북에서도 이런 달라진 민심의 징표가 나타난 곳이 적지 않았다.  경북의 23개 시.군 기초단체장을 뽑는 이번 선거에서 일부 무소속 후보들은 40~5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으며 여당 후보를 깜짝 놀라게 했다. 무소속 후보에 대한 이런 지지는 여당 공천만 받는다고 무조건 찍어주지 않겠다는 민심의 변화다. 군위의 경우 군민들은 도의원출신 무소속 김영만 후보를 선택했다.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3선연임에 나선 현 장욱 군수보다 무소속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주어 당선시켰다. 새누리당이라고 무조건 뽑아주지 않는다는 군위 군민들의 달라진 표심이 반영된 선거라 볼 수 있다. 청도 군수 선거도 마찬가지다. 도의원 출신인 무소속 김하수 후보는 새누리당 이승률 후보에게 97표란 근소한 표차로 졌지만 여당 실세 국회의원의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상대로 절반에 가까운 군민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놀라운 선전이다.  청도 군민들이 무소속 후보에게 이렇게 많은 표를 몰아 준 것은 지역 정치구도의 변화를 바라는 여망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도 뿐만 아니라 영양에서도 군민들은 3선 연임에 나선 새누리당 권영택 후보의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었다. 권영택 후보는 무소속 이갑형 후보에게 불과 215표차로 아슬아슬하게 이겼다. 이런 표심은 여당 후보에게 보내는 영양 유권자들의 엄중한 경고인 셈이다. 영주와 영덕, 울진 군수선거에서도 무소속 후보는 45.3%와 40.9%, 38%란 무시 못 할 지지를 얻었다. 이들 지역 모두 새누리당의 상향식 공천에 대한 후유증이 적지 않아 선거기간 내내 혼탁 과열 양상을 빚었던 곳이다. 도의원 선거에서도 유권자들은 새누리당 공천 후보보다 무소속 후보를 선택해 '여당 공천은 곧 당선'이란 오만한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 지역이 있다. 영주가 바로 그런 경우다. 도의원 2명 모두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영주시의원을 지낸 황병직 후보와 박성만 도의회 부의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김천과 봉화, 울릉에서도 무소속 도의원이 각각 여당 후보를 물리치고 이겼다. 비록 당선된 무소속 도의원이 많지는 않지만 과거와 같은 묻지마식 투표는 안하겠다는 유권자들의 변화된 표심이 나타난 것이다.  경북지역 기초의원 선거(전체 당선인 247명)에서도 야당 3명, 무소속 후보 59명이 당선됐다. 이번 지방선거는 비록 새누리당이 승리했지만 경북도민들은 곳곳에서 여당후보에 회초리를 들었다. 다시 말해 지역민을 만만하게 보고 내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골라 공천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여당이 이런 달라진 지역민심의 변화를 읽지 못하면 2년 후 있을 국회의원 선거도 녹록치 않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정 상 호편집국 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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