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스 매직`을 앞세운 포항 스틸러스가 한국 축구 최정상에 우뚝 섰다. 포항스틸러스는 21일 오후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컵 축구선수권대회`에서 전후반 각각 한 골씩을 뽑아낸 황진성과 김재성의 활약에 힘입어 경남FC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1996년 출범한 이 대회 원년 챔피언 포항은 이후 2001년, 2002년, 2007년 대회에서 모두 준우승에 그치며 12년 동안 단 한 번도 들어 올리지 못했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상금 2억 원과 함께 마지막 남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 포항은 올시즌 K-리그에서 무관으로 한 시즌을 마친 설움을 모두 털어냈다. 대회 MVP는 포항 수비수 최효진에게 돌아갔다. 경남은 지난 18일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팀인 고양 KB국민은행을 5-0으로 완파하고 팀 창단(2006년) 이후 사상 첫 결승 진출을 했지만, 더 이상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최효진과 박원재의 날카로운 좌우측면 공격이 강점인 포항은 경기 시작 3분만에 터져 나온 황진성의 선제골로 일찌감치 주도권을 잡았다. 황진성은 전반 3분, 오른쪽 측면을 파고든 최효진이 상대 수비수 세 명을 제치고 문전으로 연결한 땅볼 패스가 상대 수비수를 맞고 흘러나오자 이를 놓치지 않고 왼발로 가볍게 밀어넣어 포항의 첫 골을 성공시켰다. 경남은 전반 중반까지 황재원을 중심으로 좌우 측면에 장현규와 조성환을 포진시켜 탄탄한 스리백 라인을 형성한 포항의 수비에 가로막혀 좀처럼 공격 활로를 찾지 못했다. 풀리지 않는 경기에 답답함을 이어가던 경남은 전반 21분 인디오의 날카로운 중거리포로 동점골을 노려봤지만 아쉽게 골문을 비껴가고 말았다. 이후 점차적으로 공격이 살아난 경남은 포항과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며 빼앗긴 리드를 되찾아 오려고 했다. 그러나 상대와의 거친 몸싸움에 밀리는 등, 찾아온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데닐손이 선발로 출전해 스테보와 함께 막강한 공격라인을 형성한 포항은 후반전 들어서도 속도감 넘치는 공격으로 경남의 골문을 지속적으로 두드렸다. 한 골 뒤지고 있는 경남의 조광래 감독(54)은 후반 중반에 체력이 많이 소진된 산토스를 빼고 김영우를 투입해 허리를 보강했고 공격진에도 김진용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앞서 있지만 경남과 팽팽한 흐름을 이어간 포항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41)은 후반 중반 스테보를 빼고 대구FC와의 4강전에서 두 번째 골을 터뜨렸던 `특급 조커` 이광재를 투입시켰다. 파리아스 감독은 선제골의 주인공이었던 황진성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자 후반 29분 김재성 카드를 꺼내 들어 그 공백을 메웠고, 파리아스 감독의 탁월한 용병술은 추가골로 이어졌다. 김재성은 교체투입된 지 4분 만인 후반 33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박원재가 올려준 크로스를 정확하게 헤딩슛으로 연결해 경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남은 포항에 추가골을 내주고 곧바로 반격에 나서 이상홍이 중거리포를 가동했지만 볼은 골포스트를 맞고 아웃됐다. 패색이 짙어진 경남은 마지막까지 집념을 불태우며 포항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결승전 골맛을 보지 못하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경기 결과 포항 스틸러스 2 (1-0 1-0) 0 경남FC ▲득점=황진성(전 3분), 김재성(후 33분, 이상 포항) 배동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