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은 옛적엔 공동의 선조를 갖는 여러 가족의 성원으로 구성된 집단인 씨족사회에서 살아왔다. 서로 받들고 단결하여 전체를 통솔할 수장을 둔 사회제도 하에 농경문화의 발달로 집성촌에서 마을을 이루며 생활했다.  보통 3대가 한 집안에서 거처하지만 촌수를 근거를 두고 질서 유지가 철저했다. 충효사상이 완고한 시대라 씨족의 명예와 전통이 더욱 절실했다. 세대가 변화됨에 따라 가족의 관계가 분산되어 소위 말하는 핵가족 시대가 되어버렸다.  혈육 찾기에 점차 등한히되고 친족간의 멀고 가까운 관계가 되는 촌수도 무시당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혼인과 혈연관계 등으로 한 집안을 이룬 사람들의 집단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다.  심지어 어느 자리에 입후보한 한 인사가 방송매체를 통해서 `자식(아들)은 남`이라고 실토한 적이 보도되었다.   성경 `잠언서`에, 어버이는 자식의 영광이요, 자손은 늙은이의 면류관이란 말씀이 무색하게 된 세상이다. 가부장이 중심이 되는 가족 체계가 무시되며, 남아 선호를 주장하자는 것도 고루한 생각인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세태이다.   그러나 가족을 남(타인)으로 여기는 세상은 천지가 개벽할 일이다. 프랑스 속담에, 자기 둥지를 더럽히는 새는 살아갈 가치가 전혀 없는 비열한 새라고 한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부모 생애의 닻으로, 부모의 행위를 비추는 거울이라 했다.   인간들 가운데 가장 공통되고 건전한 심정은, 자식 많이 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식이 남이라니 자식이 원수인가. 물론 후보자의 자식이 엇길로 나갔다고 해서 안면몰수 남이 될 수 있을까.  한 사회학자의 어록에, 아버지는 나를 강하고, 곧고, 선량하게 키워주셨고, 어머니는 나를 기쁘고, 건강하고, 사랑스럽게 낳아 주셨다. 어머니는 우리들의 마음에 열을 주셨고, 아버지는 빛을 주셨다. 아버지는 약한 자식을 사랑하고, 어머니는 강한 아이를 사랑한다. 자신이 아무리 현명하다고 해도 결혼해서 그 자가 부모가 되어봐야 그 진정성을 안다는 것이다.  성경을 모르는 사람들도 신약성서 `누가복음`에 기록된 탕아(탕자)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둘째 아들이 허랑방탕하게 살다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거지 신세가 되었지만, 아버지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자식 만나기를 불철주야 기다리며 아들 맞이할 모든 준비가 철저했다. 주변의 많은 사람의 불평에도 자식 생각에 조바심만 타들어갔다.   이러한 것이 부모의 마음인데 물론 그 후보자의 심정은 부모된 자는 충분히 이해는 되지만 `아들이 남이다`라는 괴심은 부모답지 않은 불행이다.  부모의 자리에서 볼 때 자식은 과연 어떤 관계인가. 말할 필요조차 없이 자식이 효도하고, 부모를 정성껏 잘 섬기는 일은 축복받을 일이지만, 자식의 앞길은 아무도 예측치못한 실정이다. 성경의 말씀처럼, 지혜로운 아들은 아비의 기쁨이고, 어리석고 못난 자식은 어미의 근심인 것이다.   석가의 금언을 기록한 `법구경`에, 열 아들을 양육하는 아버지가 있는가 하며는, 아버지 한 분마저 봉양하지 않는 아들이 있다는 말씀에 아버지는 알고있어도 응답은 없으신다.   내 자식이니까 내 멋대로 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가장 위태로운 생각이다. 자식은 상품이 아니다. 격언과 속담에서 많은 해답이 발견된다.   도둑의 때는 벗어도, 자식의 때는 못 벗는다-자식의 잘못은 부모가 어쩔 수 없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 부모가 자식을 겉 낳았지, 속 낳았나-아무리 제가 낳았다 하나 제 자식의 속을 알 수 없다는 뜻. 아버지는 아들에게 포도밭을 주었지만, 아들은 아버지에게 포도 한 송이도 주지 않는다. 어린 자식은 어머니의 얼(정신)을 밟고, 큰 자식은 어머니의 마음을 밟는다. 자식은 부모에 대한 효도가 무엇인가.  간단하고, 명료한 해답은, `부모님 마음 편안하게 해 드리는 것`이다. 효도는 마음이다. 부모님들이 자식에게 어린시절을 아름답게 꾸며 주셨는데 우리들은 그들의 말년을 건강하게 그리고 자식 걱정없이 평강하게 해드리는 것 뿐이다.  이황의 `퇴계집`에, 효(孝)와 자(子)의 도리는 선(善)의 으뜸으로, 하늘의 본성에서 나온 것이다. 그 은혜가 지극히 깊고, 그 윤리가 지극히 무겁고, 그 정이 지극히 간결한 것이라 했다. 자식은 부모의 짐이 되지 않게 걱정과 근심을 지워드리는 것이다.  자녀는 확실한 고민거리이며, 불확실한 위로가 되지 않아야 한다. 자손들에게 둘러싸여 인생의 최후를 맞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사람이다. 불면 날까, 쥐면 꺼질까-언제나 부모의 마음은 자식 뿐이다. 핏줄도 따지고, 계산해도 부모와 자식 관계가 한 몸이라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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