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공공기관 2차 이전에 대한 높았던 기대감이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두 달 보름 되도록 `공공기관 시즌 2`는 오리무중이다. 정부의 입장을 보면 한다는 건지 만다는 건지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  1차에는 대구 혁신도시를 비롯한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112개 공공기관이 이주했다. 세종시 이전과 개별 이전까지 포함하면 모두 153개 공공기관이 1차 지방 이전을 마무리한 상태다. 기존의 혁신도시들은 초창기와는 달리 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제대로 도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그런데 2차 이전은 아직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길을 잃어버린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새 정부가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을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지만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 이 가운데 대구, 경북은 아직까지 정부눈치를 살피고 있는 모양새이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을 국정과제로 제시한 새 정부,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최근 공공기관 이전 추진 의지를 다시한번 밝혔지만 아직 정부의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 이미 지자체들의 물밑 유치전은 치열한 게 사실이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이 확정되면서 부산시는 금융 중심지를 표방하며 금융 관련 공공기관 유치를 추진 중이다. 대전은 방위사업 청 이전과 함께 관련 기관 유치에 나섰고, 전남도는 농생명산업 융복합화를 내세우며 농협중앙회와 은행 본사 이전 등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시가 희망하는 공공기관은 중소기업은행과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18곳이다. 공공기관 유치 계획은 이전 정부 때인 2020년 범시민추진위원회의 제시안 그대로인 채 수정, 보완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곳에 거대 원전단지가 있는 경북도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해 후보 공공기관 20여 곳을 추렸지만, 정부가 추진 방향을 발표하면 움직이겠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지난 3월 공공기관 유치 지원 조례를 만들고 도 공공기관 이전 추진위원회 구성은 안 하고 있다. 먼저 접촉하지 않고 정부 방향을 본 다음에 특정 기관을 선택한다는 복안이다.  전체 공공기관의 40%가 여전히 수도권에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역 산업 생태계와 맞아 떨어질 공공기관 유치를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선제적인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공공기관 이전을 정치적인 유 불리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공기관 시즌2`의 설계도를 내놓아야 한다. 어떤 공공 기관을 언제 어디로 이전할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권 초반 골든타임을 놓치면 추진 동력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집권 기간 내내 공수표만 남발했던 문재인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기 바란다.  공공기관 2차 이전이 변죽만 요란할 뿐 표류하고 있다. 대통령인수위와 국토부가 이견을 보이면서 1차 지방이전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가는 대목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아무리 좋은 아이템도 실패로 끝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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