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를 늦추고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평소 빠른 걸음걸이를 유지하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김기원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노화를 정복할 수 있는 알약이 나올 가능성은 10년 내 별로 없을 것"이라며 "현재까지 알려진 어떤 약물보다도 운동이 노화를 늦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라고 말했다. 운동 기능을 척도로 노화의 정도는 물론 앞으로 얼마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다. `바이탈 사인(활력 징후)`이란 체온, 호흡, 맥박, 혈압 수치 등을 말하는데, `걷는 속도`는 또 다른 바이탈 사인이라 불린다. 김 교수는 "편안하게 걸을 때 속도가 초당 1미터(1m/s) 이하인 사람은 초당 1미터 이상인 사람에 비해 건강수명이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걸음걸이만으로도 질병없이 얼마나 건강하게 오랫동안 살 수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는 얘기다.실제 영국 레스터대 연구진이 중년 성인 40만5981명의 유전자 데이터인 백혈구 텔로미어와 보행습관을 비교 분석해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평소 빠르게 걷는 사람(시속 6.4km 이상)이 느리게 걷는 사람(시속 4.8km 미만)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16년 더 젊었다. 백혈구 텔로미어는 생물학적 노화의 지표로, 빠르게 걷는 사람의 경우 길이가 더 길었다. 느릿느릿한 걸음걸이 뿐 아니라 불안정한 걸음걸이도 낙상사고의 위험을 높여 건강한 삶을 저해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 김 교수는 "걸음걸이가 불안정해 리듬이 떨어진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낙상의 위험이 크다"며 "낙상은 고령자가 심각한 장애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근육, 관절 같은 근골격계는 쓰면 쓸수록 기능이 떨어지는 신장, 심장 등 다른 부위들과 달리 평소 적절한 강도로 많이 쓰는 것이 오히려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우아하고 빠른 걸음을 유지한다면 그만큼 건강하게 오래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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