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이어 미국 뉴욕을 순방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나흘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총 세 차례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인플레감축법(IRA)에 대한 우리 측의 우려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진지하게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당초 우리 측 정부가 기대했던 형식의 정상회담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21일 저녁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찰스 3세 국왕 주최 리셉션, 이날 오후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와 바이든 대통령 주최 리셉션 등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세 번을 만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만남을 통해 두 정상은 ▲미 인플레감축법(IRA) ▲금융 안정화 협력 ▲확장억제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감축법과 관련한 우리 업계의 우려를 설명한 뒤 미국 행정부가 인플레감축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측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바이든 대통령은 "한국 측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면서 한미 간 계속해서 진지한 협의를 이어 나가자"고 답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양국 정상은 양국이 금융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장치(liquidity facilities)를 실행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미 통화스와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필요하다면 외화 유동성 공급 장치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뜻이다.대통령실은 또 "양 정상은 확장억제 관련 한미 간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평가했다"며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동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양국 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주최하는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했다.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은 당초 이날 회의의 참석자가 아니었다"며 "그러나 (갑작스럽게) 초청을 받아 짧게 연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미 정상이 회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회동은 당초 기대한 규모와 형식에서 상당히 벗어난 모습이다. 뉴욕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이 회의에는 윤 대통령 뿐만이 아니라 기미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등 각국 정상과 빌 게이츠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 등이 초청됐다.모든 정상들의 연설이 끝난 후 초청된 이들은 무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주변에 서 있다가 악수를 하며 48초간 환담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어깨를 잡거나 엄지를 들어 보이며 친근함을 표했다. 다만 두 사람이 대화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바이든 대통령 주최 회의에 참석하며 당초 예정됐던 `한미 스타트업 서밋` 일정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대참하게 됐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은 한국의 글로벌 기업, 스타트업이 모여 글로벌 진출을 위한 공동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만든 자리다.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한미 스타트업 서밋` 참석을 두고 "대통령이 세일즈맨이 돼 (투자)유치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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