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고스톱 공화국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 때 아무 장소에나 앉으면 고스톱이라는 화투놀이를 즐기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요즘의 젊은이들이야 컴퓨터 게임 등을 주로 즐기겠지만, 나이 좀 든 사람들은 아직도 명절이나 혹은 휴가 중에 지인이나 친척들을 만나, 도박이 아닌 단순 오락성 동전 판돈 게임을 즐기는 경우가 더러 있을 것 같긴 하다.  고스톱의 묘미는, 기본적인 룰이 있기야 하지만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참가자들이 합의하여 다양한 변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테면 어느 정치인의 이름을 붙인 웃기는 고스톱도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알 것이다. 그러니까 특별한 패를 쥐면 깡패처럼 타인의 패를 마음대로 빼앗아와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것 등은 당시의 시대를 풍자한 해학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고스톱이란 게임은 워낙 변수가 많고, 순간적인 판세 기복이 심한 것이 바로 놀이의 특징이자 흥미의 요소인 것인데, 아무리 소액의 동전이지만 돈을 건 게임이기 때문에 어느 사람에게 지나치게 동전이 몰리게 되면, 늘 잃기만 하는 사람의 마음이 유쾌하기만 할 수야 있겠는가?  그래서 그에 대한 대책으로 정한 룰이 바로 상한제라는 것인데, 즉 승자가 아무리 큰 점수로 이겼더라도, 미리 정한 금액 이상은 가져가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이른다. 그러니까 늘 게임의 승자와 패자는 있지만, 특정인이 과도하게 부자가 되거나 특정인이 과도하게 가난해지지 않도록 하는 빈부격차 완화 정책이라고 할까?  또 화투패가 지극히 좋지 않게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게임을 ㅤㅅㅝㄹ 수 있는 권리도 주며, 불로소득에 해당하는 광(光)팔이를 하여 재기할 수 있는 밑천을 마련하기 위한 배려도 한다는 점에서, 우리사회의 경제정책은 이 친선 고스톱 게임의 룰을 좀 연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회 경제활동 즉, 사업을 고스톱 게임에 비유해 본다면, 운이 좋거나 혹은 사술(詐術)로 쓰리고(Three-go)라는 대박을 잡을 수는 있지만, 그 순간 자신이 졸부가 되는 대신, 결국 타인을 거지로 만들게 한다는 점에서, 쓰리고를 너머 포고(Four-go) 파이브고(Five-go)까지 치닫는 것이 미냥 아름다운 승리일 수만은 없다 할 것이다.  밀림의 제왕인 사자도 배가 부르면 더 이상 사냥을 하지 않으며, 이 세상 어떤 동물도 십 년 먹을 먹이를 저장하는 법이 없다. 그러나 사람은 천 년 먹고 쓰고도 남을 부(富)를 축적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더 큰 부를 끌어 모으려하지 않는가?  이것이 바로 이성(理性)을 지녔다는 인간들이 하는 행동이며, 또 그것을 합법적으로 보장하는 사회제도가 다름 아닌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에 다름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개인과 개인 그리고 이웃 간에, 그리고 국가간에 화목한 사회를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함에, 그 무슨 `케인즈`의 경제학 이론 따위나 들먹일 것이 아니라 고스톱의 룰만 잘 연구해도 나는 충분하리라 생각하는데, 독자 여러분들의 의견은 어떤지 모르겠다.  우주공간을 질주하는 한 개의 행성 지구라는 파이 혹은 대한민국이라는 파이의 크기는 정해진 것인데, 특정 국가의 독점이나 특정집단 내지 특정인의 독점욕이 모든 분쟁의 근원이자 인류사회 갈등의 원인이 아닌지?  나는 말하고 싶다. 당신이 아무리 천 년 먹을 양식을 저장하여도 당신이 백 년을 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당신이 비축한 그 많은 양식 때문에 당신의 짧은 여생조차 결코 행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내가 장담할 수 있다고 하면 당신은 나에게 화를 낼 것인가?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마테복음 19장 2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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