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친일` 색깔 공방은 국감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은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김일성주의자"라고 발언해 국감장에서 퇴장당했다.  김 위원장은 13일 CBS 라디오에서도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징역 기간으로 미루어 본다면 문 전 대통령은 총살감"이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계속 쏟아냈다.  이에 환노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김 위원장을 고발 조치하겠다며 자진 사퇴를 압박했다. 이런 정치권의 모습은 "민생을 챙기는 자리로 만들겠다"거나 "민생 국감, 정책 국감, 소통 국감에 나서겠다"던 여야 원내대표의 당초 다짐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이번 색깔 공방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있다. 집권 여당은 물론 거대 야당 역시 민생 위기에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민생 경쟁을 접고 상대를 한 번이라도 더 흠집 내려는 소모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여야 지도부는 물론 일부 중진들까지 가세해 상대방에게 `종북` 혹은 `친일` 딱지를 붙이면서 정쟁이 절정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승자도 없고, 민생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지루한 소모전이 이어지면서 자중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작은 한·미·일 합동훈련을 겨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친일 국방` 공세였다. "욱일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실제로 생길 수 있다" 등 이 대표의 자극적인 발언에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마음이 김정은 마음"이라며 수위 높은 친북 공세로 맞불을 놨다.  이 과정에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다" 등 발언이 논란이 되자 민주당은 "전형적인 식민 사관"이라고 공격을 퍼부었다. 임선숙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 위원장의 조부가 창씨개명한 사실까지 들춰내 `친일 족보` 논란에 시동을 걸었다.  여기에 여당 지도부가 제기한 `비핵화 선언 폐기론`을 둘러싼 찬반 논란까지 뒤엉키면서 정치권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13일에도 색깔 공방은 잦아들 기미가 없었다. TK(대구·경북)를 방문한 정 위원장은 "좌파 세력의 거짓 선동에 맞서 낙동강 방어선을 확고하게 지켜내고, 인천 상륙작전으로 다시 대한민국을 살려내겠다"는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최근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모습이 마치 6·25전쟁 때나 냉전 시대를 연상시킬 정도"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번 색깔 공방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반응도 있다. 집권 여당은 물론 거대 야당 역시 민생 위기에 뾰족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민생 경쟁을 접고 상대를 한 번이라도 더 흠집 내려는 소모전에 돌입했다는 해석이다. 주목받기 힘들고 투입 대비 효과도 적은 민생 정책 경쟁 대신 여야 모두 색깔 공방이라는 단순하고 쉬운 길을 택한 것이다. 비전과 대안은 실종되고 국민감정만 자극하는 말다툼만 남은 국감 상황을 냉정하게 되돌아봐야 한다.  색깔 공방은 여야가 각자의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는 것 같다. 이런 전략은 일시적으로 결집할지 몰라도 역효과를 부를 수밖에 없다. 비생산적인 국감은 중도층의 등을 돌릴 수밖에 없어 총선에서 낭패를 보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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