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먹고 살기 위해 식량이 없으면 안 되듯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살기 위해 없으면 안 되는 것이 바로 배터리이다.  그러니까 배터리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 문명의 식량이라 할 만큼 절대적인 필요 자원이기 때문에 배터리 소재 개발 및 확보와 배터리 제작, 관리, 제어 기술 등이 곧 그 국가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배터리를 우리는 전지(電池)라고도 부르는데 `전지`란 한자어의 의미 그대로 전기가 모여 있는 장소로, 물이 고여 있는 곳을 연못이라고 하듯이 전기가 고여 있는 용기(容器)를 전지라 부르게 된 것이다.  전지의 기원은 알려진 것만 해도 기원전 25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됨으로, 인류가 전기의 존재를 겨우 알게 된 불과 수 백 년 전에 비해 훨씬 오래된 역사를 가지지만, 고대인들이 사용했던 원시 배터리는 요즘처럼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여 어떤 동력원으로 사용하였던 것 같지는 않고, 우연히 발견된 신기한 현상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얻을 수 있는 어떤 주술적 효과를 상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한데, 일부 고고학자들은 당시 금이나 은 등의 도금에 혹시 전기를 사용하지는 않았을까? 라는 추측을 하기도 한다.  아무튼 인류가 전기의 존재와 그 성질을 이론적으로 체계화시키고 또 본격적으로 실생활에 이용하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 할 수 있겠는데, 전기라고 하면, 흔히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에디슨은 전혀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으로 전기 발명과는 거리가 멀고, 단지 이미 만들어지는 전력으로 조명을 위한 빛을 내는 도구 즉, 전등(電燈)을 발명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까, 전기(電氣)란 대기(大氣)의 이동으로 생성되는 바람처럼 아무도 발명한 사람이 없으며, 원래 존재하는 자연 현상이지만, 그 것을 한 곳에 모아두거나 혹은 필요할 때 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몰랐던 것인데, 1791년 영국의 `요크셔`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나 그 역시 에디슨처럼 학교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패러데이`라는 기능공에 의해 자석을 이용하여 전기를 인위적으로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이 찾아진 것이다.  그러나 자석과 코일로 일으킨 전류는 구리(銅) 같은 도체(導體)로 구성되는 폐회로(閉回路)를 통해 실시간 사용될 수는 있지만, 특정한 장소에 저장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었는데, 1799년 유럽의 `볼타`라는 사람이 아연판과 구리판을 두 극으로 사용하고 묽은 황산을 전해액(電解液)으로 이용하여 전기로 화학반응이 일어나게 함으로써 전기에너지를 화학에너지로 저장한 후, 다시금 역반응 시켜 전기를 꺼내 쓰도록 하는데 성공하였고, 그것이 바로 오늘날까지 우리가 가장 흔하게 사용하고 있는 납축전지의 기원이 된다.  납축전지는 다른 도구에 비해 대단히 단순한 물리적 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 무려 200년간이나 큰 발전 없이 사용되어 왔는데, 저장할 수 있는 전기 용량에 비해 대단히 무겁고 부피가 클 뿐만 아니라 인체에 매우 유해하기 때문에, 근 세기에 와서 좀 더 가벼우며 효율이 좋은 니켈카드뮴전지, 니켈수소전지 등도 개발되긴 했지만, 그 역시 친환경적이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관계로, 1991년이 되어서야 드디어 대단히 가볍고 부피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저장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리튬이온배터리`가 등장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비롯하여 오늘날의 모바일문명을 가능케 한 것이 바로 이 리튬이온배터리이며 또 최근에 상용화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역시 이것에 의존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밀도가 아쉬운데다 배터리 제작의 주 원료인 `리튬`이라는 물질의 부존자원이 지극히 한정되어 너무 고가(高價)이고 또 발화(發火)와 폭발성이 강해 취급이 까다롭다는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어 있지는 않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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