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뜻거리는 아이디어를 잡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치단체들이 벌써 2023년 사업이 확정되어 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 투자사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많지 않고 계속사업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시민들에게 강동을 주고 이익을 가져다줄 아이디어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피카소가 말했듯이 모든 창작 행위는 우선 파괴 행위다. 어느 정도 흔들리지 않으면 진짜 새로운 생각이란 있을 수 없다.  통찰을 결코 아무렇게나 오지 않는다. 한 패턴에 맞춰 온다. 패턴의 중요한 한 가지 요소가 있다. 여유를 갖거나, 무의식 이 하는 대로 놔둔다고 해서 반드시 통찰이 뚫고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통찰은 무의식적 수준에서 생긴다. 정확하게 말해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가장 강렬하게 참여하는 영역의 무의식적인 수준에서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워싱턴 D.C. 디트로이트, 오스틴, 런던, 베를린, 텔아비브, 뉴욕, 멕시코 시티, 내쉬빌, 상하이, 샌프란시스코, 상파울루, 예루살렘 등에서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소유한 사람들을 발굴·시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크리에이터 어워즈에서 시상했다. 당시 1,000개 이상의 지원서를 접수 받아 내부 심사를 거쳐 총 9개 팀이 선정됐다. 벤처기업, 비영리 단체, 공연예술 총 3개 부문 중 가장 많은 지원자가 접수된 벤처기업 부문에서는 5개 팀이 우승 후보로 선정됐다. 우리는 내 손안에 정보가 넘치는 시대에 살고 있어서인지 책 읽는 공직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  한 가지 문제를 집중하다 보면 그 문제에 대한 통찰이 나를 찾아온다. 새로운 생각은 갑자기 떠오른 새로운 형상이다. 새로운 생각은 내가 의식적으로 인식하며 싸우던 불완전한 게슈탈트(Gestalt)를 완성하기 위해 나온 것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불완전한 게슈탈트, 미완성의 패턴, 형태 없는 형태는 무의식을 `불러` 응답하게 한다. 넘어가는 순간에 통찰이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자발적인 노력을 중단할 때 통찰은 일어난다. 내게 통찰이 일어난 것은 책을 치우고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이나 직장 쪽으로 걸어갈 때가 된다. 순간 읽어 내려가던 책 속의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것은 문제에 열정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하고, 다시 말해서 문제에 대해 생각하고, 그 문제와 씨름하면서 작업 과정을 유지하는 것과 같다. 애써서 성취하려는 것과 다른 패턴의 일부가 생기려고 버둥거리는 것이다. 수학자 쥘 앙리 프앵카레는 무의식적인 작업의 조건들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의식적인 작업을 먼저 하고, 그런 다음 무의식적인 작업을 하고, 그러고 나서 의식적인 작업을 하는 기간이 뒤따른다면, 무의식적인 작업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결실도 있다. 갑작스러운 영감들은 며칠 동안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기간 이후가 아니면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무의식적인 기계가 돌아간다. 의식적인 노력이 없다면 무의식적인 기계는 움직이지 않고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다. 피카소의 창작을 위한 파괴행위가 가슴에 와 닿는다. 지자체들이 번뜻거리는 아이디어는 책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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