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의구심이 일었다. 생강차 내용물에 유기농 설탕이 첨가됐다는 설명문 때문이다. 이 문구를 대하자,`사실일까?` 고개가 갸우뚱 해졌다. 한편으론 현 세태가 안타까웠다. 참보다 거짓이 판치는 세상이어 서다.  눈만 뜨면 온갖 범죄가 발생한다. 또한 거짓과 위선이 난무하잖은가. 얼마 전엔 일본산 참돔을 국내산이라고 속인 일당이 잡히기도 했다. 문명의 이기(利器)인 소셜 미디어다.  이것의 발달이 진화된 신종 범죄 온상으로 자리하기도 한다. 데이팅 앱이라는 데서 전혀 관계없는 사람의 사진까지 도용하잖은가. 타인의 얼굴로 여성들을 유인, 교묘히 돈을 갈취하는 일명`미끼 남`사기 사건이 그것이다.  이젠 인적 드문 곳에서 낯선 사람과 마주치면 귀신보다 더 두렵다. 어느덧 사람이 무서운 존재가 된 세상이다. 짝퉁이 판치기도 한다. 중국제품의 명품 짝퉁이 시중에서 유통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유행가 가사 대로`세상은 요지경`속이나 다름없다.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잖은가. 조작, 위조 이 말들은 익히 들어온 낱말이다. 이는 편법이며 거짓이다. 그럼에도 버젓이 이런 일들이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잖은가. 목적을 위해선 자신이 지닌 능력 및 신분도 감쪽같이 위조 및 조작하기도 한다. 또한 이게 통하는 세상이기도 하니 어찌 정의가 바로 설 수 있으랴.  오히려 원칙과 양심을 지키며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손해 보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고지식한 사람,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묵묵히 정도正道를 걷는 사람은 주변머리가 없단다.  한편 별다른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여겨져 뒷전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당장 눈앞에 드러나는 가시적인 일에 혈안이 돼 있잖은가. 겉치레에만 익숙하다고나 할까. 외모 지상주의가 그렇다.  과일도 한 상자 구입해 보면 겉엔 굵은 알이 놓여있다. 그러나 상자 밑바닥으로 갈수록 잔챙이가 많다. 하다 못하여 생선도 그렇다. 이 내용은 몇 번이나 필자가 글에서 언급한 바이다. 하지만 여전히 성행 중이다.  대형 마트에서 수입산 고등어를 한 손 사보면 겉의 것과 속에 생선의 크기가 현저히 다르다. 안에는 작은 생선을 꼭 끼웠다. 얄팍한 상술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야채도 이런 상태다. 열무 및 시금치 한 단을 사보면 겉은 실해서 골랐으나 속엔 잘은 내용물이 섞여 있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듯 `눈 가리고 아옹 식`에 능란한 민족이 됐단 말인가. 후기 산업 사회 이후 우린 백의민족, 양반 기질이 퇴색된 게 사실이다.  필자가 어렸을 때 만 하여도 타인을 돌아볼 줄 아는 미덕이 있었다. 자신이 손해 볼지언정 타인에게 불이익을 안겨주는 것을 경계 했었다.  요즘은 타인에게 베풀면 색안경 끼고 바라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타인의 배려를 자신의 잇속에 이용도 한다. 이는 진심이 실종돼서다.  이런 연유로 불신의 골이 깊어져 따뜻한 인간애가 말살되고 있다. 이런 형국이라면 아무리 문명이 발달 하고 삶이 풍요로워도 우린 행복 할 수 없다. 지난날의 가난은 말끔히 벗은 듯 하나 마음만은 그지없이 궁박(窮迫)하고 인색해진 셈이다.  동화 속 피노키오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커진다. 실제로 어느 학자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도 거짓을 행할 때마다 미미한 크기로 코가 커진다는 학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선의의 거짓은 사회적 윤활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악의적 거짓은 사회의 안전판을 위협하잖은가. 그러나 거짓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형국이다. 이것의 생명은 그리 길지 못해서다.  그럼에도 거짓은 달콤하다. 하지만 단 꿀 같은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속아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사기꾼이나 보이스피싱을 자행하는 자들은 숨소리 만 빼고는 다 허위(虛僞)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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