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역연구원(원장 임배근)은 12일 오후 5시 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임배근 원장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현택수 경주시총괄건축가는 ‘전통 건축에서 오늘을 본다’라는 주제 발표에서 “전통은 지속성이며, 다만 원형 그대로일 수는 없겠지만 과거를 넘어 현재와 미래를 관통한다”고 제언했다.현 건축가는 “계승 발전의 측면에서 시대와 장소와 문화 등의 상황에 따라 변화를 거듭하면서 면면한 생명력을 갖는다”며 “건축은 본디 상황이 빚은 공간 조형이므로 이러한 맥락에서 전통 건축 속의 오늘을 본다”고 말했다.그는 “전통 건축의 외형에 앞서 공간을 주목함으로써 내면의 본질적 요소와 삶의 유전자적 인자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어있는 공간이 무엇으로 작동하는가와 어떻게 연출되는가는 참으로 흥미롭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전통건축은 빛, 물, 바람을 불러 풍요롭게 하고, 의미와 해학을 부여해 격조를 높이며, 특히, 환경 단위체로서 자연 속에 객체로 존재하지만, 스스로는 주체로서 자연에 능동적으로 관계하는 친환경성을 보이는 점을 깊이 새겨야 한다”고 덧붙였다.토론자로 나온 김주일(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는 “‘환경에 대한 적응’이라는 건축의 미덕을 전통 건축으로부터 다시 찾아보고자 하는 현택수 총괄건축가의 관점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며 “경주에 맞는 건축 형태만을 찾으려 할 뿐, 경주라는 공간과 환경, 그리고 그 속에 있는 풍요로움 그 자체를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경주는 형산강과 결합해 경주 공간 재구성과 경주재생이 필요하며 한옥의 높이에도 변화가 요구된다”며 “이번 세미나는 경주라는 환경과 제대로 맞닿는 건축물이 어떤 것인지를 논의하는 장으로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지정토론 외에 참석한 김정호 전 경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경주의 남산과 시가지 한옥은 다른 도시와 차별돼 좋으며, 1970년대 초 경주에서 25m 고도 제한을 시행함으로써 전통 한옥 조성의 시발점이 됐다”고 지적했다.손명문 건·환건축 대표는 “경주의 한옥은 형태가 아니라 공간 구성이 중요하며,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된 건축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임배근 원장은 주제발표자가 제기한 공간이 건축의 중요 요소라는 개념에 동의를 표하며 도심의 숨통인 황성공원 구역 내로의 건축물 집중화 문제를 지적했다임 원장은 “천년고도 경주의 현대와 고대가 조화로운 스카이라인과 경주를 상징할 수 있는 건축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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