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전후로 문득, 매화를 탐색하러 떠난다는 문인화가 남리 최영조.   긴 겨울잠 끝에 피어나 생동감 넘치는 봄의 기운을 가장 먼저 전하는 매화가 선율로, 꿈으로, 음율로 펼쳐졌다.남리 최영조 화가의 16번째 개인전이 경주시 보불로 갤러리 아래헌(관장 박종래)의 기획초대전으로 27일까지 열린다. 2021년 ‘남리 최영조 5500전’ 이후 2년만에 가지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의 작품들은 더욱 새로워지고 깊어졌다. 먹 향기 머금은 매화와 전통과 현대적 선율의 향연이 근작을 포함한 20여 점 작품을 통해 펼쳐진다. 150호~50호의 시그니처적 매화작품들을 선보이는 것을 필두로 ‘겨울 연밭’, ‘음율(공간)’, ‘몽현’, ‘선율’ 등의 크고 작은 작품들이 전시실을 가득 채운다. 그가 매화 작업을 하면서 줄곧 추구한 것은 청명(淸明)이다. 맑고, 깨끗하고, 꾸밈이 없고, 거짓이 없는 정신 또는 가치 세계를 매화를 통해 기운생동을 주는 필법으로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추상으로의 강한 동력을 다시 한번 업그레이드 한 대목으로, 관람자의 감상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는 전통문인화를 전공했으면서도 현대화의 가능성을 찾아 실험적인 길을 걷고 있는 대표적 작가다.수묵화 분야에서 현대적인 감각을 재탄생시켜 새로운 창작 분위기를 주도하며 화단에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그는 매화의 격조를 판단하고 능숙하게 구사해낸다.문인화는 전통의 엄격한 관념적 틀에 규제돼온 장르임에도 서양화의 요소까지 수용하면서 다양한 모색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러한 현대적 작품들의 특징과 법고창신의 기획이 과감하게 옮겨지고 유감없이 발휘될 이번 전시에서는 경주미술협회 지부장으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성실성을 방증한다. 그가 화선지나 장지로 수묵의 표현성 실험에 노력을 기울여 얻은 효과를 캔버스에 옮겨 그리며 물감 역시 아크릴로 바꿔서 실험한 지도 벌써 12년이 지났다. 오랜 수련과 엄청난 연습량은 정신적인 힘으로 작품의 바탕에 작용한다. 서양화적 재료로 바꾸더라도 절충적이거나 혼합적인 인상을 주지 않는 문인화로서 일관성 있게 ‘정신’이 담긴 작품으로 여전히 작동하는 것이다. 최영조 화가는 “맑은 정신으로 붓을 잡으면 붓 끝에서 기가 생겨 선들이 살아있는 획으로 이어져 생명력 넘치는 선을 이룬다”고 말한다.그러면서 “다양한 재료와 도구로 변화를 주면서 매화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표현의 방법적 측면에선 아직 내놓지 않은 것이 많다”고 하면서 작업의 추상성에 가속도를 내는 과정임을 암시했다.화가 최영조는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동양화 석사졸업 / ‘5500(서울 가나이사아트, 2021)’전 등 개인전 15회, ‘경주의 봄을 그리다(경주솔거미술관)’ 외 200여 회, 밀라노, 홍콩, 중국 등 국내외 아트페어에 다수 참여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심사위원역임‧특선 3회,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외 다수에 작품소장, (사)경주미술협회 지부장, 남리 먹그림집에 주재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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