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혼자서 들길을 걸어라들길을 걸어서 하늘을 보아라늦게 지는 해를 바라보고더 늦게 떠오르는 별을 바라보아라때로는 매운 바람에 여위어마른 등을 허공에 대고네 유리창을 찾아와 밤 내 흔들리는겨울 꽃 대궁의 목소리도 들어라너도 가끔은 가난할 대로 가난해져서아무도 돌보지 않는 산 위 구름을 보아라소나무는 이저러져 광풍의 소리를 낸다혼자 지는 달도 자살하듯 산을 넘어간다밤을 걸어서 눈물 나는무서운 언덕길을 넘어다시 들을 지나 네게로 돌아오는 길그 길에서 너의 길을 보아라 -이성선,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에게` 보내는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교훈적인 시다. 갈수록 가정교육의 중요성이 절실해지는 한국.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율 1위라는 부끄러운 타이틀을 가진 대한민국.   그 좋은 풍속인 `밥상머리 교육`은 사라진지 오래고, 핵가족이 된 사회에서 괴물 학부모들이 활개를 치며, 선한 선생님들을 고통 속에 몰아넣는 이상한 동방예의지국이 된 대한민국. 아이들의 가정교육을 다시 한번 심각하게 생각 해야하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이다.  시인은 아들에게 영혼을 울리는 한마디, 혼자서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라"고 말한다. "가끔은 혼자서 들길을 걸어라"고.  들길을 걸으며 푸른 하늘과, 저무는 해를 바라보고, 더 늦게 떠오르는 별도 바라보라고, 자연의 신비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슴으로 새기며 자신의 먼 꿈을 키워 가라고,`때로는 매운 바람에 여위어/ 마른 등을 허공에 대고/네 유리창을 찾아와 밤 내 흔들리는/겨울 꽃의 목소리도 가끔 들어라`고. 혹독한 겨울, 그 고통 속을 견뎌 가라고, 그래야 참된 인생을 느낀다고 노래한다.  고독한 밤을 걸어서 눈물 나는, 생의 언덕길을 걸어보라고, 그래야만 진정한 `너만의 길` 을 만날 수 있다고, 시인은 아들에게 간곡한 삶의 나침판을 제시해주고 있다. 故 이성선 시인은 설악산의 시인이다. 설악산처럼 때 묻지 않은 맑고 투명한 영혼으로 시를 쓴 이성선 시인, 오래 전 아쉽게도 우리들 곁을 떠났다. 필자는 이 시를 읽으며 시의 효용성을 다시 생각한다. 시는 상상력과 은유와 직관이 주는 감동의 세계지만, 또한 감동을 통해서 일상의 교훈을 주는 글이 시다. 아름다운 시의 깊은 효용성도 이 겨울 입구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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