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일 제59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에 파격적인 블랙드레스를 입고 혜성처럼 나타난 여배우가 있었다. 우리에게는 아직 낯선 배우 엄수빈이다. 그의 당돌한 등장에 영화계와 방송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0분께 경기아트센터에서 개최된 제59회 대종상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처음 등장한 배우가 엄수빈이었다. 그는 영화제 주최측에서 배려한 벤츠 차량에서 하차했다. 파격적이고 대범한 블랙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는 한국영화나 드라마 작품에서는 본 적이 없는 배우였다. 하지만 그의 매혹적인 눈빛과 도도한 발걸음 속에서 뿜어나오는 그만의 캐릭터로 현장에 있는 기자들과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국내 업계에서는 아직 엄수빈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다. 그의 주요 활동 무대가 대부분 중국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배우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자랐다. 숙명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재학 시절 길거리 캐스팅으로 대형 기획사에 들어갈 기회도 있었지만 당시 부모님의 반대로 배우의 꿈을 잠시 접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일반회사에 취직하고 안정적인 수입은 생겼으나 마음속에 늘 배우가 되겠다는 꿈은 도사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2010년 우연히 중국의 한 방송국에서 한국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할 중국어가 가능한 한국인 아나운서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게 된다. 그는 이 기회를 잡았다.공모에 합격한 그는 처음으로 중국과 인연을 맺고 중국으로 넘어가 칭다오 TV, 다롄 TV, 옌벤 TV 등 중국 각지의 방송국에서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중국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중브릿지’, ‘한중의 창’ 등 각종 TV프로그램의 아나운서로, 또 한중가요제 등 중국에서 개최하는 각종 한중행사의 MC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15년 사드가 터지고 그녀가 진행하던 TV 프로그램이 폐지돼 북경영화대학교(베이징필름아카데미)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해 뒤늦게 연기공부를 시작했다. 북경영화대학교는 중국의 대표적인 영화감독 장이모우와 배우 공리 등을 배출한 중국 최고 영화 명문대학교다. 엄수빈는 북경영화대학교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후 중국에서 ‘정성’, ‘경세계’, ‘산부인과 남자’, ‘절등출래적금와와’, ‘카멜레온’, ‘태선마주’, ‘소하류수’, ‘아이워바챵안’ 등 10여편의 상업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다. 그러다가 최근 발발한 코로나19 펜데믹으로 10년간의 중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해 현재는 한국에서 신인의 자세로 상업영화, OTT 드라마, 독립영화, 단편영화, 웹드라마 등 작품과 배역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임하고 있다. 사드와 코로나19가 그의 중국생활에 큰 영향을 미친 셈이다.중국에서 연기를 배우고 중국에서 배우로 활동하다가 10년만에 귀국하다 보니 귀국 초기에는 한국어도 어눌하고 한국과 중국의 연기 스타일이 많이 달라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이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지 2년 가까이 돼 현재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폭넓게 활동 중이다. 엄수빈은 “배우들이 화려한 이미지나 청순한 이미지, 섹시한 이미지 등 어느 한 가지 국한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저는 헤어디자인과 메이크업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 연출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전문직, 엄마, 술집 마담, 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이미지의 배역을 소화했다”며 “아직 부족하지만 맡은 배역마다 색깔을 입혀 캐릭터를 창조해서 연기한다”고 덧붙였다. 엄수빈은엄수빈은 “전 중국에서는 상업 작품 위주로 활동했지만 10년만에 귀국해 현재 한국에서는 다시 신인의 자세로 단편독립영화나 웹드라마 등 작은 작품 위주로 활동하고 있다"며 "아무리 작은 작품이나 배역을 맡아도 대본을 여러번 보고 분석해 심혈을 기울여 모든 작품과 배역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해 한국에서도 큰 작품에도 들어가고 싶고 또 한국 중국뿐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언젠가 전세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는 글로벌스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중국에서 10년간의 활동을 마치고 글로벌스타가 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돌아온 배우 엄수빈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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