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한 참새들이 뜨락에서짹짹짹짹, 재촉하여아침 일찍 집 밖에 나가본다지난밤에 소리 없이 성큼 내려와마을 앞에 우뚝 서 있는 먼 산방금 목욕한 누님 얼굴 같다 -김정원, 봄날   짧은 시다. 그러나 짧은 문장 속에서 서정은 눈부시다. 김정원 시인은, 좋은 시인이기 앞서, 좋은 선생님이다.   그는 지금 `한빛고` 대안학교 선생님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정원 시인에게 "시와 아이들은, 동의어다, 그리고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시 여행의 종착점도 아이들의 교육이다"(소설가 임철우의 평) 즉, 시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 있고, 아이들 교육이 바로 시라고 그는 생각한다.   시인은 시가 세상의 모든 아이들 마음속에 행복의 씨앗을 심어주기를 소망하는 교육자다.  김 시인은 `국수는 내가 살께`라는 재밌는 시집도 냈다. 시집 속의 시들이 "이 땅의 사람들아 제발 사람이 되어라"고 권유하는 듯한 시인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봄날이다. 겨울의 터널을 지나서 청신한 느낌의 봄이다. 짧은 시에 누님이 등장한다. 누님은 정겹고 푸근한 느낌으로 누구에게나 온다.  아침 일찍 집 밖에 나가보니 마을 앞에 소리없이 봄 산이 하나 와 있다. 봄 산과 누님의 대비(평범한 것 같지만 뛰어난 상상력이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젊고 청신한 얼굴로! 방금 목욕한 듯한 누님 얼굴 같은 봄 산. 봄 산이 마을 앞에 우뚝 서 있다. 다정한 얼굴이다. 봄이 주는 아름다운 이미지다. 누님 얼굴과 봄 산의 비유가 참신하다.  "마을 앞에 우뚝 서 있는 먼 산 방금 목욕한 누님 얼굴 같다" 아름답다. 김정원 시인은 핵이 사라지고, 농부가 존경받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고, 아이들이 즐겁게 사는, 세상을 노래하는 시인이다. 들풀 하나, 벌레 한 마리에서도 하느님을 보는 생명 존중사상으로 그의 시는 가득하다. 경주 고도에 황홀한 봄이 왔다. 아, 목련이 우릴 손짓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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