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가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영원한 애국과 불멸을 상징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도 함께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인천상륙작전과 9·28 서울 수복 등에서 헌신한 참전용사 7명을 초청한 간담회 자리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밝혔다.서울시의 구상은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워싱턴 기념탑),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역사·문화·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춘 국가상징 조형물을 광화문광장에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광화문광장을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간직한 국가상징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생각이다. 올해 8∼11월 통합설계 공모를 거쳐 2025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 후 5월 착공하는 일정이다. 광화문 주변 건물 가운데 외교부 청사가 92m로 가장 높아 태극기가 어디서든 잘 보일 수 있도록 게양대 높이를 100m로 정했다고 한다.계획대로라면 2026년 광화문광장에서 초대형 태극기가 펄럭이게 된다. 이런 계획을 두고 일각에선 '애국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광화문광장에 이순신 동상과 세종대왕 동상이 있는 만큼 시민들이 자유롭게 오가야 할 광장에 국가주의적 조형물을 꼭 조성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광화문광장 태극기 상시 설치는 국가보훈처가 2015년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추진한 적이 있는데 당시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와 갈등 끝에 무산됐다.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담은 국가상징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에는 대부분 국민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 시대적 가치를 모두 갖춘 국가상징 조형물이 '100m 높이에 걸린 태극기'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더군다나 시민들의 휴식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 조형물을 설치하는 것은 지나친 애국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가능하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100m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가 광화문 주변 경관과 안 어울린다는 인상을 줘 되레 반감을 살 수도 있다. 광화문광장은 서울시민만의 공간이라고 할 수 없다. 모든 국민에게 의미가 있는 장소다. 서울시는 폭넓고 다양하게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더 많은 국민이 이번 계획에 수긍할 수 있도록 하기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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