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틱한 색감의 나비가 극사실적 꽃으로 피어났다. 그 나비는 디지털 홍수를 피할 수 없는 자기자신, 혹은 동시대 현대인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고 한다.   중견작가 문형철의 개인전이  경주예술의전당 내 라우갤러리(대표 송휘)에서 2월 1일~3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작을 포함한 20여 점이 전시장을 수놓을 예정이다.  작가 문형철(63)은 초기 작업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형상’과 작품의 관계에 대한 고민을 벗어난 적이 없다. 영남대 재학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묘사의 대상은 변해왔지만, '현실의 창으로 본 생명의 재현'이라는 주제는 일관시켜왔다. 문 작가는 인공적이고 산업적인 도시의 삶, 자본에 따라 형성되는 관계, 그 관계 속 인간의 모습을 모두 포함한 관계의 본질에 대해 줄곧 성찰해왔다. 문형철의 주제 의식은 바로 평이하고 보편적인 '생명'에 있었고, 생명의 구체적 형상으로 자연물과 인간을 다루고 있는데, 매우 섬세하고 독창적인 색채로 구현해낸다. 그의 색채 감각은 촉감의 상상과 눈의 조망을 견고하게 엮어낸다. 생명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촉각과 시각이 하나의 조형공간으로 수렴된다.   즉 나비의 날개짓은 강렬한 금속성을 띠며 상상을 통한 촉감을 불러일으킨다. 촉감은 이내 정물화처럼 한떨기 꽃으로 변형된다. 이렇게 나비와 꽃은 서로 오가면서 N개의 색채 감각이 따로 또 함께 '다성악(多聲樂)‘을 이루며 촉각과 시각의 종합을 이뤄낸다. 적극적으로 작가의 해석이 개입되는 사회적 색채를 구현한다는 점 또한 문형철 작품만의 특징으로 손꼽힌다. 문형철에게 ‘회화적인 것’이란 애벌레에서 나비로, 나비에서 나의 꿈으로, 혹은 나에게서 모든 ‘너’에게로 움직여 가는 것이며 모든 움직임의 관계를 형상을 통하되 색채로 묘사해낸다. 붓으로 형상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꿈(DREAM)‘ 연작의 주요 모티프인 '나비’라는 수수께끼적 대상을 통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한없이 연약한 나비의 날개짓에 차가운 금속의 무게를 올려, 나비에 대한 우리의 상식적인 정서를 미궁에 빠지게 하는 것이다.    작가가 철저하게 손으로 그린 성실과 반복의 노동집약적인 작업인 일명 ‘나비꽃’ 그림은 감각적으로 신기하고 신비하다. 매우 간단한 듯하면서도 끝나지 않는 감각적 느낌과 물리적인 진동이 작품에 상존한다. 사실과 허구의 혼합적인 기술적 이미지로 동시대 현실을 재현한다. 디지털 기술로 인해 시간과 공간에 얽매이지 않는 오늘날의 구체적 현실을 생각해보면, ‘나비의 꿈’에서 제시되는 작가만의 형상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 색채 해석은 또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작가 문형철은 영남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제1회 매일미술대전 대상 수상, 제1회 공산미술제 특선, 제17회 대구미술대전 우수상 등을 수상하며 청년작가로 입지를 굳힌 바 있다.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기도 한 그는 중견작가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여러 단체전에도 참여 한 바 있다.   한국미술협회, 대구현대미술가협회, 한국신구상회, TAC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왕성한 창작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청도의 작업실에서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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