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미풍양식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품앗이이다. 지금처럼 한창 일손이 바쁜 농번기에는 서로 힘든 일을 도와 농삿일을 처리해 나간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결혼 등 관혼상제 때에 음식을 만들어 상호 부조를 해 어려운 살림살이에 보태는 인보정신도 품앗이의 일종이었다. 우리의 품앗이 정신은 일본의 대지진 때 유감없이 발휘됐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자발적으로 돕기운동이 펼쳐졌으며 자원봉사대가 결성되어 앞다퉈 재해현장으로 달려갔다. 연예인은 물론 학생까지 성금모으기에 앞장섰으며 대기업도 일본돕기에 나섰다. 공영방송이 일본이재민돕기 범국민 성금모으기에 나섰으며 천문학적인 성금품이 모였다. 구조대의 현지활동도 돋보였다. 이웃 나라의 불행에 전국민이 나선 것은 사상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특히 한일간은 과거 식민지시절의 일본에 대한 반일감정과 피해의식으로 항상 긴장관계였으며 한국에서의 반일은 국민적 정서였다. 그런데도 일본의 재난에 한국국민은 발벗고 나섰다. 거기에 반일이 있을 수 없고 다른 계산이 있을 수 없었다. 우리민족의 평화애호적 국민성과 동북아 공영이라는 선조들의 국제관이 몸에 배인 발로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크게 작용한 것은 우리의 품앗이 정신 이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행동을 보면 우리와는 국민성자체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그들은 민간항공기인 대헌항공이 독도상공을 시험비행한 것을 두고 일본의 관료들에게 당분간 대한항공 이용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사실상 탑승금지 조치이며 국민들에게 반한감정을 부추겨 파급효과를 노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소인배적이고 졸렬한 조치가 아닐 수 없다.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지만 한국정부에 유감을 표시하고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것이 외교적 관례이다. 그러나 일본은 민간 항공사에 보복을 가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명박 정부가 독도 문제에 관한한 단호한 입장인데다 대통령도 천지가 개벽을 해도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터라 실질적 손해를 주는 방법을 택했는지 모르지만 소인배적 조치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이 일본의 국민성이고 정부의 정책기조의 한 단면이라면 단언컨대 일본은 세계적대국은 될 수 없다. 부지런하고 근검절약하며 경제적으로는 우수한 이코노믹 에니멀로 이룬 경제력만으로는 대국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일본의 소인배적 기질은 패전 이후 그들의 행보에서 드러난다. 독일이 패전 이후 피해보상에 적극적이고 전범처리와 유태인에 대한 사과등 과거의 잘못을 털어내는데 적극적인데 반해 일본은 지금도 한국과 중국, 동남아각국의 정신대와 징용, 강제징집에 대한 보상은 인색하다. 전쟁의 상흔을 털어내기에는 군국주의자들과 우익의 발언이 거세고 오히려 과거의 망령에 대한 향수에 젖어 있는 곳이 일본이다. 진실을 밝히기 보다는 숨기고 포장하기에 급급한 일본은 그들이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수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전범국가라는 통렬한 자기반성위에 새롭게 성장해야 명실공히 선진대국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식민지하 엄청난 핍박과 피해를 입은 한국이 옛 감정에 연연하지 않고 그들의 불행을 남의 일로 보지 않고 자국민의 재난때 보다 더 뜨거운 열정으로 도운 것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사례라 할 만하다. 일본의 이같은 독도집착에 우리가 취해야 할 대응은 명약관화하다. 그동안 취해온 독도에 관한 각종 프로젝트를 빈틈없이 추진해 우리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독도해양기지 건설에 속도를 더하고 자원개발과 환경보호에 더욱 힘써야 한다. 독도를 관광하는 프로젝트도 다양화하고 특히 외국인들을 초청, 독도에 대한 인식을 바르게 심어주는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 그들은 한일관계에 있어 언제나 소인배적 결정을 서슴없이 내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과거 그들이 우리에게 끼친 잘못을 용서는 하되 절대 잊어선 안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긴다. 그것이 극일(克日)이다. 대한항공에 대한 일본의 제재는 우리의 극일정신을 다시 한 번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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