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의 매둔동굴 유적에서 청동기 시대 매장의례를 파악할 수 있는 동굴무덤이 확인됐다. 23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정선 매둔동굴(정선군 남면 낙동리 산 14-2)은 2016년 시굴조사 이후 올해 2월 5일부터 약 한 달간 동굴 입구 지점의 청동기 시대 문화층을 중심으로 연세대학교 박물관(관장 한창균) 조사단이 발굴을 시행했다. 그 결과 한국의 청동기 시대 유적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불과 매장의 관계를 보여주는 독특한 유형의 무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청동기 시대에 형성된 재층(최대 두께 약 18㎝)에서 적어도 네 사람분에 해당하는 사람 뼈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유물이 출토됐고 재층은 크게 윗부분의 백색 재층과 아랫부분의 회색 계열 재층으로 구분된다. 2개의 사람 뼈는 백색 재층 바로 위에 잇닿아 안치되어 있고, 나머지 2구로 추정되는 뼈들은 재층 속에 흩어진 상태로 발견되었다. 방사성탄소연대측정 결과에 따르면, 재층은 전체적으로 기원전 12~8세기(중심 연대는 기원전 10세기)에 속하는 연대를 지녔다. 지금까지 조사결과로 정황을 판단하면, 주검을 안치하기에 앞서 불을 이용한 의식이 먼저 행해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한편 회색 계열 재층에서는 신석기 시대 빗살무늬 토기 조각 등을 비롯하여 청동기 시대의 돌화살촉이 함께 발견됐다. 조사단은 추가 조사를 통해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이행하는 동안 일어났던 다양한 문화적 현상들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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