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증시 급락에 장중 최대 3% 낙폭을 보이는 등 하락세다. 2주 전 한국 등 아시아 증시에서 일어난 '검은 목요일'이 재현됐다는 우려가 퍼졌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와 연관성 높은 미국 증시가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장기 상승을 마감하고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 견해와 연말까지 단기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엇갈린 의견을 내놨다. 다만 어떤 상황이든 코스피가 본격 반등하기는 어렵다는 게 공통된 생각이다. 25일 코스피지수는 오후 2시27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63% 내린 2063.30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전날보다 3.04% 하락한 2033.81을 기록해 지난해 1월3일(2028.47)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 간밤 미국 뉴욕 3대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08.01포인트(2.41%) 하락한 2만4583.42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84.59포인트(3.09%) 내린 2656.10로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9.14포인트(4.43%) 급락한 7108.40으로 폐장했다. 나스닥 낙폭은 2011년 8월 이후 하루 약 7년 만에 최대 수준이다. 유럽과 중동, 중국에서의 지정학적 불안이 세계 경제 위기감을 높여 투자 심리가 악화한 탓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탈리아와 유럽연합(EU) 간 재정악화를 둘러싼 갈등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적 불안, 중국의 수요 둔화,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미국 실적 가이던스 하락이 겹쳐 지수가 거칠게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다.미국 신규 주택판매 급감도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24일 미 상무부는 9월 신규 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5.5% 감소한 연율 55만3000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0.6% 줄어들 것이란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밑돌며 지난 2016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와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상 관련 발언이 이어지지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메스터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금리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세제개편과 지출 증가는 단기 경제성장을 돕고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플란 총재는 내년까지 2~3차례 추가 인상을 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립금리 수준을 다른 연준의 동료들보다는 다소 낮게 본다며 중립금리 도달 이후 통화정책은 그때의 경제 여건을 따져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증시가 지난 10년 간 강세장을 보였는데 그 근간은 저금리였다"며 "주가가 많이 오른데 따른 부담이 금리 상승국면을 매개로 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 증시 조정은 금리인상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며 "이미 올해 초에도 시장 금리가 오른 후 증시가 금리 인상을 소화해내는 데 1달가량 걸렸으나 이후 고점을 돌파해 6~7개월간 올랐다"고 설명했다. 코스피 방향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김학균 센터장은 "한국 증시 특징은 해외 시장에 대한 개방정도가 크다는 점인데 나라 밖 유동성 환경이 좋을 때는 제일 큰 수혜를 보지만 나쁠 때는 반대의 영향을 받는다"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코스피지수가 2000에서 940으로 반토막이 나는 과정을 보면 반토막이 정당화될 정도로 한국 경제에 심각한 모순이 있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이 부러지니 외국인이 코스피에서도 이탈했던 것이고 해외시장 주가가 빠지면 한국도 자유롭기 어렵다"며 "미국은 이제 갓 빠지기 시작하는 장이라는 게 걸린다"고 덧붙였다. 최석원 센터장은 "우리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 건설 활성화 등 낮은 성장률 전망을 깨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면 이를 토대로 코스피가 반등할 여지는 있지만, 전체 흐름을 보면 미국 금리인상과 강달러 등으로 외국인 유출이 이어져 단기적으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