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의 '박연차 구명로비 의혹'을 수사중인 대검찰창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천 회장의 탈세혐의를 포착, 집중 수사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검찰은 2007년 천 회장과 가족이 보유하고 있던 300억원 가량의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박 회장이 지인 등을 동원해 차명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박 회장이 대량으로 구입했던 주식을 2008년 천 회장의 아들 세전씨에게 '헐값'에 넘겨주는 방식으로 천 회장의 불법증여를 도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보유지분이 9%대로 떨어졌던 세전씨는 2008년 절반 가격에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사들어 지분을 11%대로 늘렸고 올 3월 천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가 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회장은 지분 5% 이상을 가진 대주주로서의 공시의무를 위반했고 천 회장의 경우에는 양도세와 증여세를 포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7일 천 회장의 자택과 회사, 계열사 사무실은 물론 주식 매입자 15명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고, 그간 매입자 13명을 조사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검찰의 이같은 행보가 '세무조사 무마로비'라는 수사의 본류에서 벗어나 '개인비리'로만 처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홍만표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이 최근 천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로비를 실패한 로비로 규정하면서 수사의 폭이 예상보다 좁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기획관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실패한 로비로 끝났지만 압력이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세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또한 "세무조사 초기 자료와 고발 자료, 직원 이메일 등을 확인했는데 (외압에 의해) 고의로 누락하거나 변형하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검찰은 그러나 이같은 방식으로 박 회장의 도움을 받아 온 천 회장이 자연스럽게 태광실업 등에 대한 세무조사 때 구명로비에 나서게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시 박 회장의 부탁을 받은 천 회장이, 같은 대학원을 다니면서 친분을 쌓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 직접 로비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국세청을 압수수색하고 세무조사팀 간부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로비 흔적을 찾아내지 못한 검찰이 두 사람의 관계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이에 천 회장과 한 전 청장의 통화 내역을 확보, 분석하는 한편 천 회장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는대로 한 전 청장에 대한 조사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당초 10일로 알려졌던 권양숙 여사에 대한 재조사는 주 중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처리도 지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