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만드세요. 짝퉁 명품 드립니다" 대구 모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직장인 A씨(32·여)는 지난 2일 한 카드사의 신용카드를 신청하고, 명품 '에트로' 가방을 사은품으로 받았다. 카드 모집인으로부터 받은 이른바 '짝퉁 명품'이었다.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또 다른 B씨(27·여)도 카드 모집인에게 신용카드 발급 신청을 하고, 현재 사은품을 기다리고 있다. 다음 주 짝퉁 '루이비통' 손지갑을 받기로 한 것이다. B씨는 "카드 발급신청을 받는 아줌마들이 아예 짝퉁 명품 캐털로그와 큰 가방에 여러개의 짝퉁 명품을 들고 다니며 카드 발급에 나서고 있다"며 "카드 발급 사은품으로 짝퉁 명품이 이용된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영업을 하는 일부 속칭 '카드 아줌마'들의 사은품 공세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비누와 냄비, 라면 등의 사은품은 이제 옛말. 신용카드 발급란에 서명만 하면 그 자리에서 현금(3만원)을 신청인에게 주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MP3, 짝퉁 시계, 여행용 가방을 집으로 가져다 주는 경우도 있다. 5년간 신용카드 발급 영업을 했던 한 카드 모집인은 "카드 신청을 많이 받기 위해 기업체 임원이 이사하는 날 설겆이를 해주고, 여직원들에게 피부 마사지를 해준 모집인도 있다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여신법 규정에 따르면 카드 발급시 연회비의 10%이하의 경품만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일부 카드 모집인들의 도를 넘은 사은품 공세는 무엇 때문일까.
신용카드 발급은 지난 2008년말 기준으로 국내외 겸용 7199만매, 국내전용 1978만매가 발급됐다. 자연스런 신규 발생을 기대하기 힘들만큼 카드 발급량이 많다. 카드사 간 과열 영업 현상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또 카드 모집인들의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당도 이같은 현상을 부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카드 모집인들은 자신이 직접 신청을 받은 경우, 카드사로부터 최소 3개월까지 1~5% 안팎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수료 계약이 아닌 일부 카드 모집인은 신청인 1명당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0만원까지 카드사로부터 수당을 받는다고 한 카드 모집인은 전했다.
C은행 대구 모 지점 한 임원은 "수십여개의 신용카드 발급 회사가 난립한 상황에서 서로 신규 가입 고객 유치를 위해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면서 "이런 과열 경쟁이 카드사와는 무관하게 일부 카드 모집인들의 과도한 사은품 공세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