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당국 시민민원 묵살, 획기적 개선책 절실
MB정권의 최대 화두인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이 경주에서는 역주행하고 있다. 녹색성장의 대표적 상징인 대중교통이 파행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경주지역을 독점 운행하고 있는 '천년 미소(옛 금아교통)'가 연간 70여억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아 160여대의 시내버스로 전체 82개선 노선(중복노선 포함 100여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천년 미소'는 독점적 지위를 악용해 과속·난폭 운행은 물론 불친절, 시내버스 이용시민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는 다음 정거장 예고 등의 버스 내 안내방송 및 자막안내 등을 하지 않은 채 '내 맘대로' 운행을 하고 있으나, 경주시의 단속은 허술한 실정이다.
게다가 일부 노선의 경우 일방적으로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통과할 뿐만 아니라 벽지·오지노선의 경우 배차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일부 운전자의 경우 운행 중에 휴대전화 통화를 10여분씩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 경주시청과 '천년 미소'의 홈페이지에는 이같은 내용의 누리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교통당국와 버스회사의 시정 노력은 형식에 그치는 수준이다.
11일 오후 2시 15분 쯤 경주역에서 황성공원 방향 273번 노선 버스를 탄 한 관광객은 "신라 천년의 수도로서 세계적 문화관광도시인 경주 시내버스가 승객들에게 다음 정거장에 대한 안내 방송과 자막 안내 등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제적 관광도시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천년미소' 홈피에 지난 9일 230번 노선(터미널~남사) 버스기사를 신고한다는 누리꾼 H씨의 내용을 보면 "터미널에서 오후 5시20분 출발인데 이 차를 놓치면 2시간 30분 후인 7시50분 차를 타야 한다. 그런데도 기사 맘대로 먼저 출발해 버렸다"는 어처구니없는 운행을 고발했다.
70번(경주대~시내~동천~경주대 순환)노선 기사의 급출발·급정거를 신고한다는 회사원 K씨는 "매일 시내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고 있지만 이 분의 난폭운전이 도를 넘었다. 경주가 무슨 대도시라고 급출발에 급정거까지 하는지, 매일 넘어질 것 같은 일의 연속"이라며 "운전기사 보수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경우 누리꾼들의 조회가 무려 170건을 넘고 있다.
10번(터미널~보문단지~불국사)노선 기사의 경우도 난폭 운전은 물론 할머니에 대한 불친절까지 지적됐다. 260번(터미널~시청~강동~위덕대) 노선을 운행하는 기사의 경우도 서비스 교육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51번(경주대~동국대~황성공원~경주대) 노선의 경우도 난폭 무정차로 신고됐다.
동천동에 사는 K모(50)씨는 "인근 울산지역과 같은 대도시에는 ITS(지능형 교통체계)를 구축해 버스노선 안내 뿐 아니라 도착 예정시간, 난폭 과속운전 감독 등을 하고 있다"면서 "당국이 국제적인 관광도시에 걸맞게 예산을 대폭 지원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통정책의 대변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주)천년미소는 지난 추석 전 8월 임금과 상여금까지 근로자들에게 체불하는 등 파행을 겪었으며, 앞서 지난 5월에도 단체협상과정에서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시키는 등 노사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최병화 기자
경주지역을 독점 운행하고 있는 '천년 미소'가 연간 70여억원의 시 예산을 지원받아 운행하고 있지만 시민의 발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