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오후 6시부터 확진자와 격리자들도 한 표를 행사했다. 현장 관리자들은 '사전투표 부실 논란'에서 지적된 사항들이 재현되지 않도록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이날 오후 6시3분 서울 강서구 가양제1동 제9투표소 내부엔 확진·격리 유권자들 6명이 줄을 서 있었다. 전신방호복과 페이스 쉴드, 마스크를 착용한 투표사무원들은 마스크를 내리게 해 신분을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배부했다. 발걸음은 드문드문 이어져 투표장 앞에서 많은 인파가 오랫동안 대기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유권자들은 기표를 마친 뒤 투표함 안에 직접 투표용지를 넣었다. 지난 5일 사전투표날 투표 사무원에게 투표용지를 전달하던 방식과 달라진 모습이었다. 투표에 참여한 확진자 임모(27·남)씨는 "사전 투표날 논란이 있어 오늘은 어떻게 진행되나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순조롭게 잘 진행되는 것 같다"며 "오늘만큼은 제가 찍은 표를 제 손으로 투표함에 넣을 수 있어서 안심된다"고 말했다. 내일 격리가 해제된다는 안모(51·여)씨는 "지난 주말에 다른 투표장에 갔다가 사람이 많아서 돌아왔었다"며 "코로나가 만 3년째가 다 되어가는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선관위가 제일 잘못이다. 그걸 예측 못했다는 게 말이 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어떻게 하나 확인하러 왔는데 직접 투표함에 넣을 수 있는 걸 보니 걱정은 안된다. 이런 게 선거 원칙이지"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종로1·2·3·4가 제2투표소에서도 5시59분을 시작으로 확진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줄을 이었다. 이들은 주로 걸어오거나 자전거를 타고 투표장에 도착했다. 6시10분까지 약 10명 가량의 유권자들이 현장을 찾았다. 확진자들은 비확진 유권자들의 투표가 끝날 때까지 건물 밖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 앉아 기다리다 6시4분께 투표사무원의 안내에 따라 건물 내부 투표장으로 들어갔다. 생애 첫 대통령 투표를 마치고 나온 안모(19·여)양은 "어제까지 아프다가 오늘은 증상이 덜해서 나왔다. 지난주 사전투표 때 혼란이 있었다고 해서 걱정됐는데 무사히 마쳤다"며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공약을 잘 살펴보고 뽑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제8투표소에서도 7시까지 10명 가량의 확진자가 한 표를 행사했으며 혼선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확진·격리 유권자들은 투표 후 즉시 자택 등 격리장소로 복귀해야 하며, 투표장에 가지 않거나 다른 장소에 들른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