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부 반발에 직면한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금명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윤 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 재선의원들은 비대위 교체가 어렵다는 현실론에 무게를 실었다.제20대 대통령 선거 패배 수습과 6·1 지방선거 대비를 위해 발빠르게 출범했지만, 지도부 일원인 윤 비대위원장의 자격시비가 불거지며 비토론이 확산된 탓이다. 촉박한 지선 일정을 고려해 윤호중 비대위를 용인하더라도 비대위 시스템 보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 향후 수습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윤호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재선 의원 간담회에서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본 적 없이 정치를 해왔다"며 "의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쿨하게 결정하겠다"면서 초선 간담회 이후 조만간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전했다.고 수석대변인은 "시간을 오래 끌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윤 비대위원장도 4선 중진부터 3선, 재선까지 간담회를 했으니까 초선 간담회까지 마치면 시간을 끌지 않고 빨리 결론을 내리겠다는 마무리 말씀을 했다"고 설명했다.당 소속 재선 의원 49명 중 30명 가량이 참석한 간담회에선 총 17명의 의원이 발언을 했다.이 자리에서 박용진, 정춘숙 의원 등은 오는 25일 새로 선출되는 원내대표에게 비대위 재구성 권한을 일임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전날 86 그룹이 주축인 더좋은미래(더미래)에서 윤 비대위원장 사퇴 의견이 나온 이래 차기 원내대표가 당 안팎에서 비대위원장을 물색하자는 구체적인 후속 대책까지 제시된 것이다. 이 경우 윤호중 비대위는 '징검다리' 비대위가 된다.한 친문 의원은 "지금 이 비대위 체제로는 당이 하나로 단합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에둘러 윤 비대위원장의 결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발언 과정에선 이제와서 윤호중 비대위를 교체하긴 어렵다는 '현실론'이 다수를 점한 양상이다. 한 의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비대위를 누가 하든 말든 국민은 관심이 없다"며 "비대위의 적법성을 따질 게 아니라 우리가 해야할 입법 과제에 매진해야 한다"고 전했다.또다른 의원도 "현 상황에서 당내외에서 공감할 만한 인사를 모셔다가 비대위원장으로 앉히긴 쉽지 않다"며 "25일 선출되는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과 잘 상의해 비대위를 개편, 보완하는 콘셉트로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중진 그룹에서도 윤호중 비대위 유지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우원식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분명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거듭나기의 첫 번째 과정은 당면한 지방선거를 앞둔 당의 안정화"라며 비대위를 감쌌다. 이재명 후보도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비대위에 힘을 실어서 확실히 바꿀 수 있게 해달라"면서 지원사격에 나선 바 있다.한편 재선 간담회에선 이참에 더미래, 민주주의 4.0 등 특정 계파를 중심으로 결속된 당내 의원 모임을 발전적으로 해체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한 의원은 "당내 모임 중 더미래는 86 운동권 그룹이고 민주주의 4.0은 친문인데 연고에 기반한 의원 모임은 이번 기회에 정리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며 "국민과 소통하는 현장의 의제를 갖고 고민하고 실천하는 의원 모임을 만들자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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