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와 민주노총간의 해묵은 갈등 속에 보행권을 빼앗긴 시민들만 인도를 눈앞에 두고 도로 위를 자동차와 함께 걷는 아슬아슬한 곡예를 하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경주시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매립장 주민협의체에서 설립한 종합자원화단지에 재활용선별장 운영일체를 위탁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부당해고’라며 항의하는 노조원 15명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해 10월 9일 시청 직원들이 강제철거 할 때까지 시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였다.
문제는 천막을 철거한 후부터 발생했다. 천막을 철거당한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시청입구 인도에 설치한 컨테이너와 바로 옆 도로에 정차한 민주노총 차량으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보행자들은 인도 이용이 불가능해 졌다.
하지만, 이들 불법설치물과 불법 주정차차량에 대한 단속권을 가진 시 내부의 대응은 서로 달랐다.
불법설치물 철거를 담당하는 건설과에서는 수차례에 걸쳐 철거를 시도했지만 노조원들의 반발과 용산 참사와 같은 불상사를 우려해 철거를 하지 못한 반면, 교통행정과에서는 노조원들과의 갈등을 우려해 전혀 조치를 하지 않고 세월만 보내며 방임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교통행정과의 안일한 대응은 새해 들어서 지금까지 민주노총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해 단 한건의 단속실적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취재에 나서자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불법주정차 차량에 대해 강력한 단속을 실시해 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하며 뒷북대응에 나섰다.
시 청사 앞을 매일 지난다는 A씨는 “노동자들의 어려움도 이해는 하지만, 사람과 차가 함께 뒤섞여 다니다가 사고라도 나면 책임은 누가 질 것이냐”며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신현일 기자
사진설명
경주시 해고 노동자들의 컨테이너가 점거한 인도와 불법 정차한 민주노총차량 밀려 시민들이 도로를 걷고 있는 모습이 위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