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채용시험 등 각종 시험을 치르면 입영을 연기할 수 있다는 입영연기 제도를 악용, 병역비리를 저지른 이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7일 군대입영을 연기해 주겠다고 인터넷을 통해 대상자를 모집, 허위로 입영을 연기해 주고 국가 기술자격증도 불법으로 빌려주게 한 대구 모 전산학원장 A씨(55)에 대해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같은 학원 직원 B씨(48·여)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이들에게 돈을 주고 허위 재원증명서를 끊거나 실제 치르지도 않는 시험응시 등의 이유로 입영을 미룬 C씨(23) 등 5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 밖에 A씨의 소개로 자격증을 빌려주고 받은 D씨(35) 등 18명을 국가기술자격법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함께 2008년 8월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블로거 등에 입영연기 대행을 광고한 뒤 전국적으로 대상자를 모집, 모두 2,500만 원 상당의 돈을 받고 허위로 군대 입영을 연기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와 B씨는 인터넷과 생활정보지 광고를 통해 모집한 사람과 학원생 등의 국가기술자격증을 정보통신 관련업체에 매달 최대 50만 원까지 받고 모두 5,700만 원 상당을 대여토록 소개한 뒤 수수료를 50%가량 받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같은 입영연기 및 자격증대여 브로커 역할로 모두 5,000만 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겨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A씨는 국가 및 공공기관이 시행하는 공무원 시험 등에 응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 병무청으로부터 입영 연기 결정을 받는 수법을 써 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적발된 사람 중에는 연극배우와 가수지망생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됐으며 이 가운데 9차례에 걸쳐 600일 넘게 입영을 미루거나 6차례에 걸쳐 연기하다 생계가 어렵다며 군복무 면제 판정까지 받은 사람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은 병무기관에서 연기사유의 사실확인이 어렵다는 제도적 허점을 악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 왔다"고 밝혔다.
또 "검거된 피의자들 외 허위로 입영연기를 하고 군대에서 복무중인 15명에 대해서는 헌병대에 통보하고 소재가 불분명한 9명에 대해서는 수배를 내릴 계획"이라며 "유사한 형태의 범죄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