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이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온 국민의힘이 경찰의 112 신고 녹취록이 공개되자 책임 추궁 모드로 돌아섰다. 이번 사태가 여권 전반은 물론 정부 책임론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모양새다.여당은 일단 '조사가 끝나는대로 상응하는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는 정부 방침에 보조를 맞추면서도 국가 애도기간이 끝나는 오는 5일 이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거취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사고발생 4시간 전 이미 현장에서 압사를 우려하면서 경찰의 현장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고, 사고 전까지 11차례의 급박한 구조 신호가 있었다"며 "온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정 위원장은 "4번이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의 현장 판단이 왜 잘못됐는지, 기동대 병력 충원 등 충분한 현장조치를 왜 취하지 않았는지 그 원인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이태원 사고를 수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다.주호영 원내대표도 "어제 112, 119 신고 녹취록을 듣고 많은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분노하고 있다"며 "무려 4시간 전에 신고를 받고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11차례 신고가 있었음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이어 "지금은 애도 기간이고 사건 수습과 유족들 보호, 위로가 급선무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철저한 원인 규명과 그에 상응하는 책임 추궁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저한 원인 조사와 상응하는 책임 추궁, 그에 따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참사 직후부터 '선 수습 후 대책' 기조를 유지하며 당 소속 의원들에게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언행에 주의해달라고 당부해왔다. 야당에서 제기하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경질론 등에 대해서는 "정쟁을 자제하자"며 사태 수습에 무게를 두었다.그러나 전날 경찰이 공개한 참사 당시 신고 녹취록과 한덕수 국무총리·이상민 행안부 장관·박희영 용산구청장의 발언 논란이 성난 여론에 기름을 부으면서 정부에 대한 책임 추궁이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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