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룰 변경을 공식화했다. 현행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이 7대3인 현행 전당대회 룰에서 여론조사를 배제하거나 줄이겠다는 게 지도부의 구상이다. 당 주류인 친윤계와 친윤계로 분류되는 당권주자들은 찬성하고 있지만 다른 당권주자들과 친이준석계는 반발하고 있다. 당무 불개입을 선언한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올리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친윤계 핵심 인사가 관련 보도를 반박하고 나서는 등 룰 변경 명분을 둘러싼 설왕설래도 시작됐다. 당권주자간 정치적 이해 득실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비대위는 오늘부터 정당민주주의를 확고히 할 전당대회 개최 방안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유럽 내각제 국가든 미국 경우든 전당대회 의사 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정 위원장은 책임당원 규모(28만명→79만명) 증가, 2040세대 당원 비중(전체 33%) 확대 등을 이유로 당원 비중 확대가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일반 국민 인지도가 높은 유승민 전 의원을 겨냥한 친윤계의 룰 변경이라는 논리에 대한 반박 격으로 보인다.그는 "누구에게 불리하고 누구에게는 유리한 당원 구성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원칙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당의 진로는 당원이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정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해 "전당대회 90% 당원으로 하겠다고 했다? 생전 들어보지 못한 생각이다. 제 머릿속에 전혀 있지 않은 얘기를 마음대로 지어서 언론에 보도하면 굉장히 당무 혼란스럽게 하게 된다"고 부인한 바 있다.그는 입장 변경에 대해 "그때는 잘 몰랐는데 현재 3달 이상 당비를 낸 책임당원이 79만명에 이른다"며 "대선 후보나 공직 후보를 뽑는 선거라면 일반 여론을 들어볼 필요가 있으나 당 대표를 뽑는 선거의 투표권을 오롯이 당원들에게 돌아가는 게 많지 않느냐는 여론이 많다"고 설명했다.공교롭게도 정 위원장이 룰 변경을 공식화한 당일 '윤 대통령이 사석에서 전당대회 룰을 변경할 거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하는 게 낫지 않겠냐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복수의 여권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친윤계 핵심 인사는 15일 뉴시스에 "대통령이 어떤 사석에서 말씀을 하셨다는 것이냐. 참 어처구니 없는 기사"라고 했다. 당원 투표 비중 확대를 '윤심(윤 대통령 의중)'으로 관철하려는 시도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낸 셈이다.국민의힘은 정 위원장의 공개 발언 이후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관련 의견 수렴'을 명분 삼아 비공개로 초선과 재선의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국민의힘 초선그룹은 이준석 전 대표 당원권 정지 이후 비대위 체제 전환을 주도하는 등 당의 주요 현안 마다 기류를 바뀌는 역할을 해왔다. 이 전 대표는 초선 그룹을 향해 “초선이라는 이름 아래 누군가의 전위대가 되어서 활동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을 하기도 했다.초선인 노용호 의원은 간담회 직전 기자들과 만나 책임 당원 규모가 전당대회 시점에 100만명에 달할 것이라면서 "그 사람들이 과연 대표성이 없을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공직 선거면 모르겠는데 당대표를 뽑는 선거니까 당원들들이 선택하는 대표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당대회 룰 변경에 대한 당내 비판은 여전히 존재한다. 당 지도부와 친윤계가 역선택 방지, 당심 강화 등을 명분 삼아 룰 변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은 물론 친윤계를 자처하는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도 수도권과 MZ세대 민심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에 출연해 "이 룰을 한 18년 동안 유지해 왔다. 민주당 같은 경우 지난 대표 경선 때 7.5 대 2.5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민심 비율이 적어서야 되겠냐"며 "결국은 총선 승리라는 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친이준석계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전대룰 변경에 대해 어떤 장식을 해봐도 그것이 유승민 포비아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당원들의 축제'라고 부르짖지만 '윤핵관만의 축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비판했다.친이준석계인 허은아 의원도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대위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무슨 작전 하듯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당원 90%니 100%니 간을 보면서,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은 당원은 물론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국민들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 전 대표는 14일 페이스북에 "상식선에서는 어떻게 입시제도를 바꿔대도 결국은 대학 갈 사람이 간다"며 "그런데 정말 상식의 범위를 넘어서 입시제도를 바꾸면 문과생이 이공계 논문 쓰고 의대가고 그러면서 혼란스러워 진다"고 꼬집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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