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어버이날이지만 대구 서구에 사는 김순이(가명) 할머니는 즐겁지 않다.
할머니에게는 6명의 자녀가 있지만 5년째 얼굴을 볼 수 없다. 병들고 가난하고 늙었다는 이유다.
김 할머니는 젊어서 남편과 사별하고 파출부, 노점상 등 안해본 일이 없다. 힘들게 벌어서 6남매를 대학까지 보냈다. 하지만 돌아온 건 무관심과 학대뿐.
김 할머니는 "모두 내 탓"이라며 자식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이처럼 김 할머니처럼 자식들에게 버림받고 학대받는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시노인보호전문기관의 상담 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노인학대 신고건수는 총 144건으로 2008년 132건, 2007년 131건보다 10% 정도 증가했다.
학대행위자로는 아들이 52.4%(108명)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딸 18.9%(39명), 배우자 11.6%(24명), 며느리 10.7%(22명) 순으로 나타났다. 본인, 타인, 기관을 제외한 95.6%가 가족에 의한 학대인 셈이다.
학대유형은 욕설 등 정서적 학대가 35.8%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폭행 등 신체적 학대 29.1%, 의식주 단절 등 방임 학대 20.9%, 경제적 착취 등 경제적 학대 10.9%, 노인을 버리는 행위 등 유기 2.1%, 성적학대 0.3% 순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최근 노인인구의 급증과 함께 전통적인 효 가치관 결여, 핵가족화, 여성취업의 증가, 경제상황 악화, 물질만능주의 등 사회전반적인 환경 변화가 일어나 노인학대가 늘고 있다"면서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학대받는 노인들은 우울증과 대인기피 등 정서적 불안으로 자살까지 생각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인학대 사례를 알고 있거나 발견한 사람은 대구시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신고 및 상담(1577-1389)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손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