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오전 7시 동해상으로 전술핵 공격수단인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600mm 방사포를 동원하여 발사점으로부터 각각 계산된 395km와 337km 사거리의 가상 표적을 설정하여 동해상으로 2발의 방사포탄을 사격했다"고 보도했다. 발사 원점으로부터 340㎞ 부근에는 청주 공군기지가, 390㎞ 부근에는 군산 미 공군기지가 있다. 전날 한미 연합비행을 위해 각각 한미 공군 전투기가 이륙한 곳이다. 중앙통신은 이 방사포를 "적의 작전비행장당 1문, 4발을 할당했다"면서 이날 사격이 한미 공군 역량에 대한 자신들의 대응 태세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18일에는 올해 들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했다. 지난해 ICBM 여덟 발을 포함해 미사일 68발을 쏜 북한은 올해도 이런 도발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하면 여기에 맞서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또 그 핑계로 미사일 도발을 하는 악순환은 멈출 기미가 없어 보인다. 그로 인해 남쪽 국민들은 안보 피로에, 북측 주민들은 빈곤과 기아에 허덕인다. 이 다람쥐 쳇바퀴 같은 도발 놀음의 최대 피해자는 한반도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노동신문은 20일 자 논설에서 "세계가 공인하는 최강의 정치군사강국은 반만년민족사에 일찍이 있어 본 적 없는 위대한 우리 공화국의 절대적 국위이며 국광"이라며 "이 존엄과 영광은 수백만t의 쌀이나 억만금을 준대도 바꿀 수 없고 굶어 죽고 얼어 죽을지언정 버릴 수 없는 목숨 같은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ICBM과 함께 방사포 도발을 번갈아 감행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미 본토까지 위협하는 핵·미사일 능력을 과시해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면서, 총구를 남한으로 겨냥해 우리 내부 갈등을 야기하고자 하는 속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태평양을 우리의 사격장으로 활용하는 빈도수는 미군의 행동 성격에 달려 있다"고 할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북의 도발이 거듭되면서 우리 내부에서는 자체 핵무기 보유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실행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이는 또 다른 갈등의 씨앗이 될 소지가 크다. 이것이 북한의 노림수가 아닌지 모르겠다. 정부는 북의 의중을 정확히 읽고 중장기적인 전략적 대비책 마련에 한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할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