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 인구는 12만3천800명이 자연 감소(사망자 수-출생자 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2일 공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출생한 아기가 24만9천 명인데 사망자는 37만2천800명에 달했다. 인구가 10년 전까지만 해도 연 20만 명 이상 자연 증가했던 데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인구는 2020년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를 기록했는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감소세다. 더욱이 자연 감소 규모가 갈수록 커져 심각성을 더한다. 자연 감소 규모는 2020년 3만2천 명에서 2021년 5만7천 명으로 증가했고 2022년에는 재작년보다 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이다. 작년 출생아 수는 역대 가장 적었고 사망자 수는 역대 가장 많았다.
저출산·고령화가 지속되면서 인구 감소 양상이 점점 더 고착화되는 게 아닌지 우려가 커진다. 작년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전년보다 0.03명 줄었다. 이는 1970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기록됐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꼴찌다. 한국은 2013년부터 OECD 국가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았다. 2020년 통계 기준으로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나라는 한국이 유일한 데다 OECD 평균 합계출산율(1.59명)과 비교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국내 인구 문제는 국가적 의제로 등장해 있다. 인구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회의 존립 내지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심각한 사안이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21일 인구 정책 추진 방향과 부처별 추진계획을 논의하는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당일 운영위원회 회의에선 인구 변화 문제에 대해 그간 산발적인 정책만 추진돼 온 데 대한 일각의 문제 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때로는 특정 분야를 대상으로 한 단편적인 정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보다 사회 구조적인 혁신 대책을 깊이 있게 강구해야 할 위기의 시점에 와 있다고 봐야 한다. 출산율이 저조한 데는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어려운 사회적 환경, 사교육비 부담 등 다양한 요인이 꼽힌다. 현재와 미래의 삶에 대한 불안감도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구 현황과 사회 구조적 여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미래의 변화상을 예측하면서 최적의 근본 해법을 하루 속히 찾아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