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폐기됐지만 윤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당분간 '정상외교 올스톱' 상황을 맞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최대한 이른 시기에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실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정상 간의 개인적 관계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측면에서도 우리 정부는 회동을 가급적 빠르게 마련한다는 입장이었다.하지만 여당의 질서 있는 퇴진론과 야당의 더 커진 탄핵 공세에 직면할 윤 대통령이 신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으로서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미국 내 비판적 여론 등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과 회동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부터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대해 재협상 요구를 시사해왔고, 일각에서는 이와 연계해 주한미군 철수·감축 카드까지 꺼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윤 대통령의 적극적인 권한 행사가 어려운 가운데 한국 외교는 '현상 유지'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결정은 내리기 쉽지 않아 보이며, 당분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필두로 한 외교부 중심으로 일상적인 결정 위주로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대미 외교에서는 트럼프 인수위 시기부터 미국 측과 접촉하고 있는 주미한국대사관이 주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는 올해 심화한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망을 유지하는데 외교력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내년 수교 60주년을 앞둔 일본과 협력이나 최근 대(對)중 관계개선 흐름도 추가적인 동력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 시절부터 정상 간 '셔틀외교'로 관계 개선 계기를 마련해왔던 양국 정부로서는 한동안 추가적 동력을 마련하기 어렵고, 이에 따라 함께 준비 중인 내년 수교 60주년 사업들도 난관을 맞이할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내년 하반기 한-중앙아 정상회의 등 국내 유치한 다자회담도 아직 시간이 있긴 하지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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