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조기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광역단체장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탄핵이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고 광역단체장들은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경기와 전남의 단체장들은 핵심 지지층이 모인 호남의 민심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국민의힘 소속 서울, 대구, 부산의 단체장들은 탄핵 반대 분위기를 살피면서도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지난 13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더 큰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의 초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옛 친문계인 전해철 전 국회의원을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하고, 비명계인 고영인 전 국회의원을 신임 경제부지사로 임명했다. 또 최근 경기복지재단과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에 비명계 이용빈 전 국회의원과 유정주 전 국회의원을 각각 내정하며 '이재명 대항마'로서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김영록 전남지사는 탄핵 심판이 인용될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호남을 빼놓고 침체한 정치 체제로 계속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가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강력한 지지를 받는 호남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광주·전남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2일 서울시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에서 과감한 지방분권을 골자로 하는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해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일찌감치 대권 도전을 시사한 뒤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보이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12일 서울 청계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40분가량 회동하기도 했다. 이날 회동은 홍시장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전통 지지층을 다지며 본격적인 물밑 대권행보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여권 움직임에 대해 일단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신중론을 펼치고 있으나 최근 TV 시사 토론 프로그램에 보수 패널로 잇따라 출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