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경제 사절단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통상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면담한 가운데 국내 기업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민간 차원에서 먼저 양국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러트닉 장관이 대미 투자를 요청하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라는 사실상의 기준을 언급한 만큼 이를 일종의 '청구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24일 재계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취임 선서식에 앞서 한국 경제 사절단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 투자를 많이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우선주의 투자정책' 각서에 서명하고 특정 동맹과 파트너가 첨단기술과 기타 중요한 분야의 미국 기업에 더 많이 투자하도록 촉진하기 위해 '패스트트랙 절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10억달러를 넘는 대미 투자에 대한 환경 평가를 신속히 처리하겠다고도 했다.이에 따라 트럼프 2기의 '관세 폭탄'과 반도체 보조금 재검토 등으로 대미 투자 전략을 재검토해야 하는 국내 기업들의 머릿속도 한층 복잡해졌다. 이런 가운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르면 이주 미국을 방문해 러트닉 장관과 대좌해 미국의 관세 조치 등 통상 정책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한다. 여기서 안 장관은 한국이 미국의 제조업 부흥의 최적의 파트너로 최근 수년간 이미 최대 대미 직접 투자국이 됐다는 점을 부각할 방침이다.안 장관은 나아가 트럼프 2기에 접어들어서도 반도체 과학법에 따른 투자 보조금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생산 보조금 등의 골간이 유지돼 한국 기업들의 안정적 투자 환경이 보장될 경우 더욱 많은 대미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득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에너지 수입에 관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질 경우 알래스카 석유·가스 개발 사업에 민·관 차원 참여 관심 의향을 표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10조원대 자금 투입이 예상되는 미국 대형 제철소 신규 건설을 검토 중이라는 사실도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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