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럼피스킨에 이어 올해 구제역까지 가축전염병 발생이 잇따르자 한우농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염병 발생 외에도 수년째 경영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산 소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서다. 23일 구제역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국내 한우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은 전날 오전 8시 기준 13건으로 늘었다. 지난 14일 전남 영암군의 한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발생이 처음 확인됐고 이후 지난 21일까지 매일 1∼3건씩 보고됐다.날이 풀려 곤충이 활동하는 시기가 오면 또 다른 가축전염병인 럼피스킨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럼피스킨은 모기, 침파리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전파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23년 10월 처음 발생해 그해 11월까지 모두 107건이 확인됐고, 작년 8∼12월 모두 24건이 나왔다. 잇따른 가축 전염병으로 한우농가의 경영 부담도 가중되고 있고 국제 곡물 가격이 올라 사룟값이 급등하면서 4년째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최근 2년간 경영난 등으로 사라진 한우농가는 1만곳에 이른다. 이에 작년 7월에는 한우농가로 이뤄진 전국한우협회가 단체행동에 나서 사룟값 인하와 경영 안정자금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룟값은 올해 들어서도 안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인해 원료 수입 단가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축산 분야로 확대할 조짐을 보이면서 축산농가들이 마음을 졸이고 있다.미국 축산업계와 무역대표부는 한국의 미국산 소고기 월령 제한 검역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은 광우병 발생 우려로 지난 2008년부터 30개월령 이상인 미국산 소고기는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러한 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우협회는 이에 반대하면서 "만약 국회와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강행한다면 협회는 이를 막기 위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미국과 관련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으나 국내 농가의 우려를 고려해 미국의 압력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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