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가족구성원 4인 모두는 육군 장교 출신이다. 필자는 육군 대령, 아내는 육군 준장으로 전역하였으며, 아들과 딸은 현역 육군 대위로 아들은 최전방 GOP부대에서 중대장으로 딸은 국군 병원에서 장병들을 돌보고 있다. 필자의 가족이 군(軍)에 몸 담은 기간을 모두 합하면 90년 가까이 된다. 명실상부한 병역 명문가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매해 유월, 호국 보훈의 달이 돌아오면, 필자는 가족에 대한 애잔한 마음과 함께 뿌듯함이 교차한다.
 
필자 가족의 이러한 사연은 필자가 중앙병역판정검사소 소장으로 지원하게 된 동기이자 부임 이후 30개월동안 공정하고 정확한 병역 판정을 위해 노력하는 동력원으로 작용하였다. 병역판정 시 군의 전투력이 최대한 발휘 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확하게 판정함과 동시에 검사받는 청년들의 부모님 입장을 헤아리고 판정한 청년들이 필자의 아들, 딸과 군 생활을 한다는 생각으로 더욱 신중히 판정에 임하고 있다. 특히 필자가 중앙병역판정검사소로 부임한 이후 병역을 이행하는 청년들이 중심인 병역판정검사 구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첫째, 중앙병역판정검사소는 병역판정의 2심기관으로 전국 각지의 병역이행자들이 직접 방문하여 신체검사를 받는 곳이다. 일부 질환의 경우, 원거리 이동의 불편을 해소하고자 지방병무청과 협업하여 중앙병역판정검사소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신체등급 판정을 받을 수 있는 ‘화상연결 신체검사’ 제도를 운영 중에 있다. 특히 2024년에는 화상연결 신체검사 대상 질환을 7개에서 9개 질환으로 확대하여 원거리 이동에 대한 청년들의 불편을 해소하는 등(2024년 화상연결 검사 인원 574명 : 재작년 대비 95명 증가) 병역이행자 중심의 병역판정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둘째, 병역판정의 정확·공정성에 대해 한층 더 높아진 병역이행자 및 가족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선제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중앙병역판정심의’ 전담 조직을 신설하였다. 전담 조직 신설로 심의 기간을 단축하고 점검 체계를 다원화하여 병역이행자의 편의와 정확성을 제고하였다. 또한, 조직 개편과 더불어 외부 대학병원의 전문의사를 2차 심의 위원으로 위촉하여 판정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심의판정의 타당성과 수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병역판정에 대한 병역이행자들의 민원이 감소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병역판정검사 기준 연구를 통해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들의 전문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모집단을 대상으로 한 ‘히라야마병 진단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여 외국 학회지에 등재되었을 뿐만 아니라 ‘추간판 탈출증 병역판정 기준 개선 연구’를 통해 단순히 병역판정으로 끝나지 않고 연 1회 각 군 훈련소를 방문하여 현장 의료진 및 담당자들과 확인하고 환류체계를 구축하여 병역판정의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넷째, 군부대 내 마약류의 유입을 차단하고자 2024년 질량분석기를 도입하였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과 협업하여 마약류 약물농도분석의 정확성과 신빙성을 확보하였으며, 금년도 5월부터 마약류(6종) 확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더불어 신경과 및 정신건강의학과 약물에 대하여 자체 농도검사체계를 구축하여 기존에는 외부 위탁검사로 인해 3주 이상 소요되었던 병역판정을 1주로 단축하여 더 나은 검사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앙병역판정검사소는 화상연결 신체검사 확대, 심의 전담기구 운영 등 병역이행자가 검사 과정에서 국가의 관심과 배려를 체감할 수 있도록 병역판정검사 제도를 개선·운영하고 있다. 또한 객관적인 병역판정검사 방법 및 기준에 대한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보다 더 정확한 병역판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아울러 마약류 확진검사를 통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군부대 내 마약류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는 등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이러한 중앙병역판정검사소의 적극행정은 실전에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기반이자 병역을 이행하는 청년들이 병역가치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중앙병역판정검사소는 병역판정검사의 중추적인 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하며, 병역이행자들에게 신뢰받는 병역판정검사 기관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여 나갈 것을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