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공공시설이 왜 사조직 놀이터가 되었나? 실버들의 인기구장인 파크골프장은 분명히 국민의 혈세로 만들었다. 지자체 등의 세금으로 지은 공공시설이다. 그런데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운영 실태와 작태는 전혀 다르다. 대부분이 ‘공공’이 아니라, 마치 ‘사유지’처럼 독점 운영되고 있다. 간판만 공공이다. 실상은 조폭같이 기득권과 텃세를 주장하는 동호회 몇몇이 독점하여 지배 중이다. 지역 주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예 발도 못 들이게 만든다. 타지인은 예약도 불가, 입장도 불가한 구장이 다반사다. 지역동호회와 협회를 중심으로 입장료와 가입비 등이 대세다. 타지인의 입장료는 당연지사다. 실상은 운영의 기본인 ‘개방성’과 ‘형평성’이 무너진 지 이미 오래다.곳곳의 구장에서 “우리 지역 주민 아니면 못 들어옵니다”라는 팻말과 횡포가 버젓이 통용된다. 지역 회원제라 외부인은 사실상 차단된 구조다. 일부 지자체는 여타지역 주민에게는 두 배 이상의 입장료를 물린다. 애초에 공공예산으로 만든 시설에서 벌어지는 기가 찬 일이다. 이는 명백한 역차별이자, 지역 이기주의의 극단이다. 공공성을 앞세워 예산을 끌어오고는, 운영은 ‘해당 지역 사람’만을 위한 폐쇄형으로 바꾸는 나쁜 행태의 꼼수다. 지금도 버젓이 꼼수가 대세다.더 심각한 건 대부분의 지자체가 방조하거나, 심지어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지역동호회에 운영을 위탁하고, 지자체는 단지 형식상으로만 공개 이용을 앞세운다. 이유는 지자체장과 지역 정치인들도 선거용 표 관리 차원에서 거의 눈감아 주는 게 아닌가?. 주민 편의보다 동호회 ‘회장님(?)’ 눈치를 더 본다. 그 결과, 곳곳의 파크골프장은 동호회와 동호인협회라는 미명(美名) 아래 회비 징구와 출입통제 등 완장을 찬 갑질과 자리다툼, 암묵적 텃세가 난무하는 권력 놀음의 장(場)으로 변질된 지도 오래되었다. 지금도 심각한 중병 상태라면 필자만의 착각일까?온갖 작태가 이쯤 되니 묻고 싶다. 파크골프장은 누구의 것인가? 국민 모두의 건강을 위한 공간인가?, 아니면 몇몇 지역민과 동호회의 전용 공간인가? 공짜 또는 실비로 이용되는 시설에 세금이 들어가고 있지만, 정작 그 혜택은 극소수만 누리고 있다. 비정상적인 운영 시스템에 대해 명확한 감사 한 번 제대로 이루어진 적이 없을 정도다.더 중병이 들기 전, 지금이 바로 수술용 칼을 들 때다. 파크골프장이 진짜 공공시설이 되려면, 전면적인 운영 실태 조사가 필요하다. 이용자의 구성, 지역별 차별 여부, 동호회 전횡, 요금 체계까지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폐쇄적 운영을 고집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예산지원을 중단하고, 공공시설로서의 기준을 더욱 명확히 세워야 한다.파크골프는 국민 모두의 스포츠다. 특히, 백세시대라 실버들의 건강한 놀이터로 큰 인기다. 그런데 지금의 파크골프장은 '소수의 놀이터'로 전락했다. 이것이 바로 ‘공공의 실패’다. 국민 혈세의 공공시설을 사유화하는 지금의 구조를 그대로 두고도, 관련 부처와 지자체가 과연 ‘정의’와 ‘형평’과 ‘실버복지’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 정의와 형평이 공존하는 깨끗한 공공은 특권이 아닌 상식에서 시작되지 않는가?. 지금도 그 상식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 안타까운 맘 그지없다. 더러운 손들을 없애고, 공공시설을 감독하는 깨끗한 손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오늘도 일과처럼 운동차 라운딩하는 수많은 실버 동호인들이여! 이곳저곳 아름다운 전국의 구장에서 소풍처럼 마음껏 라운딩할 그 날을 위해, 함께 지혜를 모아 중병을 치료하고 수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