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인에게 말은 권력의 상징이자 삶의 동반자였고, 흙으로 빚은 작은 토우 속에는 그들의 세계관과 미감이 오롯이 담겨 있다. 
 
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신라 말 모양 토우를 중심으로 말과 인간의 긴 시간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서울 한복판에서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신세계와 함께 25일까지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에서 말 관련 국가유산을 집중 조명한 특별전 '말, 영원의 질주'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경주 쪽샘 유적 등에서 출토된 신라 말 모양 토우와 가야 말 갑옷 재현품, 천연기념물 제주마 사진 등을 통해 선사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온 말의 역사와 상징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총 5부로 구성되는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인간과 함께 달려온 동반자인 말의 질주를 발굴조사 유물 재현품과 공예품, 현대 작품, 디지털 이미지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말의 시간과 에너지가 과거와 오늘을 지나 미래로 이어지는 모습을 시각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전시의 중심에는 신라 말 모양 토우가 있다. 1부에 전시된 이 토우는 귀엽고 친근한 외형 속에 신라인의 삶과 죽음, 말에 대한 인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신라 말 토우는 무덤 부장품으로 제작된 경우가 많아 말이 현세뿐 아니라 내세까지 함께하는 존재였음을 보여준다. 과장되지 않은 몸체와 단순한 선, 소박한 표정은 신라 후기 토우 특유의 조형미를 드러내며, 말이 지닌 생동감과 친근함을 동시에 전한다.특히 기마행렬이 새겨진 토기 재현품과 함께 배치된 말 토우는 말이 개인의 소유를 넘어 공동체와 국가 질서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시사한다. 전쟁과 이동, 의례와 권위를 상징했던 말은 신라인의 일상과 정신세계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어지는 전시는 말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가야 말 갑옷과 말갖춤 재현품을 통해 전장의 동반자로서 말의 위상을 조명하고, 3부에서는 경주 쪽샘 44호분 출토 비단벌레 장식 말다래 재현품을 통해 말을 꾸미고 장식한 행위가 곧 위엄과 권력의 표현이었음을 보여준다. 말은 단순히 달리는 존재가 아니라, 장식과 미학의 대상이기도 했다.현대적 해석도 더해졌다. 4부에서는 조형 작가 제이크 리의 작품 ‘곁에(Beside)’를 통해 어미 말과 새끼가 나란히 선 모습을 통해 돌봄과 연결의 의미를 되새기고 5부에서는 천연기념물 제주마의 생생한 모습을 담은 사진을 통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말의 생명력을 전한다.이번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옛 제일은행 본점’을 리모델링해 재개관한 ‘신세계 더 헤리티지’로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감각이 만나는 장소여서 신라 말 토우 등이 지닌 시간의 깊이와 자연스럽게 호응한다.'말, 영원의 질주'는 흙으로 빚은 작은 토우에서 시작해 디지털 영상과 사진에 이르기까지, 말이 지닌 시간과 에너지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오늘날까지 문화, 무형 그리고 자연유산을 아우르는 국가유산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관람 시간 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월~목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금~일은 오후 8시 30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