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시기에 많은 저항이 있었듯 AI 혁명기에도 마찰은 불가피하다. 최근 현대차에서 피지컬 AI를 공정에 투입하려는 계획을 밝히자 노조가 반발한 장면은 산업혁명기의 러다이트 운동을 떠올리게 했다. 네오 러다이트란 말까지 나왔다. 18세기 노동자들이 직조 기계를 적으로 여겼듯, 마부들이 자동차를 어떻게든 퇴출하려 했듯, 생산 라인 노동자들에게 AI 로봇은 근본적 생존 위협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아프지도 않고 불평이나 파업도 하지 않는데, 생산성과 비용 효율은 훨씬 뛰어난 로봇에 밀려날 게 불 보듯 해서다. 우리가 얻은 교훈은 '결국 바뀔 것은 바뀐다'는 것이었다. 변화 과정에 갈등과 충돌이 일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면 예외 없이 세상은 변해 있었다. 인간의 본성과 본능 때문이다. 계량언어학자 조지 킹슬리 지프가 설파한 '최소 노력의 원칙'처럼 인간은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편한 걸 찾으려는 본능을 지녔다. 최소 에너지로 최선의 결과를 얻으려는 인간 본성이 수많은 발명과 진보를 낳았고 인류는 게으름과 이기심 덕에 역설적으로 지구 최강 생물체가 됐다.AI 혁명이 무서운 건 과거의 혁신과 차원이 달라서다. 산업혁명은 우리 근육을 기계가 대체한 것이지만, AI 혁명은 인간의 복합적 사고를 기계가 대신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기계에 종속당하는 게 아니냐는 근원적 두려움을 낳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인류는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아냈다. AI가 우리 일자리를 대부분 대체한다면, 생계가 위협당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반대로 인간이 고된 노동에서 해방돼 삶을 유희로 채우는 유토피아가 올 수도 있다.이제 우리는 AI를 잘 지배하고 관리하고 공존할 방도를 세우는 수밖에 없다. 가족관·노동관 등 가치관에도 대변혁이 올 것이다. AI가 대체하는 직종들에서 밀려난 사람들을 재교육해 새 일자리를 찾아주고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일정 수준 소득을 보장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모든 시민에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그 재원은 AI가 창출한 부에 세금을 매기는 로봇세로 충당하는 방안 등이 현재 논의되고 있다. '효율 극대화'라는 자유시장 원리가 탄생을 촉진한 AI는 다시 역설적으로 사회 담론의 초점을 '분배의 정의'에 쏠리도록 만드는 효과를 낳고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