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경(巡警)이 어느 날 자기의 순찰 담당 구역을 야간순찰하다가 가로등 아래에서 이상한 행동을 하는 어떤 남자를 발견하였다. 의심되어 가까이 접근해 보니 술에 많이 취한 상태에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엇을 찾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술꾼에게 무엇을 찾고 있느냐고 질문을 하였더니, 자기 집의 열쇠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순경은 열쇠를 어디서 잃어버렸느냐고 계속해서 물었더니 그는 저기 저 풀덤불에서 잃어버렸다고 대답했다. 포기하지 않고 그렇다면 여기서 찾지 말고 저기 덤불에 가서 찾아보는 것이 어떠하냐고 말했더니, 술꾼은 대답하기를 ‘저기는 너무 어둡고 축축해서 가기가 싫다.’라고 대답하더라는 것이다. 술이 몹시 취한 상태였으나 어둡고 축축한 덤불은 인지하고 있어서 완전히 정신 나간 사람은 아니었다. 정상적인 정신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물건을 잃어버렸다고 판단되는 장소에서 찾을 터이지만, 이 술꾼의 경우는 찾아야 할 열쇠는 인지하고 있으나 그것을 찾아야 할 곳을 모르고 정신 이상적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었다. 다만 알콜 이펙트(effect)가 보여주는 걱정스러운 현상이었다. 잃어버린 장소가 비록 축축하고 어둡더라고 그곳에 가서 열쇠를 찾아야만 목적 행동을 달성할 수 있을 터인데, 가로등이 밝게 비추어주는 깨끗한 곳에서 목표지향 행동을 하고 있으니, 열쇠는 끝내 찾을 수가 없는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일이다. 올바른 목표지향 행동으로 수정하지 못하는 술꾼의 행동에 대해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이엄∙웹스터 대사전에서 행동은 어떤 규정된 유기체의 활동, 특히 내적 또는 외적 자극으로부터 일어나는 관찰이 가능한 활동으로서, 그것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학자들의 견해에 의하면, 행동 형태는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타고난 기질이나 체질에 따라서 자기가 발달시키는 데 제한을 받을 수 있으며, 그 학습의 속도가 늦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뇌 생리학적 요인에 의해서 이상한 형태의 행동을 발달시키는 사람도 있다고 하며, 생리학적 요인이 심리학적 요인과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결과 특수한 형태의 행동을 학습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생리학적인 요인은 반응속도나 반응학습의 속도 또는 수준에 비교적 보편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할지언정 그 요인들이 개인의 특수한 행동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개인의 특수한 행동이란 그 사람이 경험한 특수한 사회학습이론에 의해서 학습된 것이다. 위에 든 술꾼의 행동에서 볼 때 그가 술 취한 것은 혼자서 술을 마셨다기보다는 여러 사람이 모인 사회적 환경에서 함께 마신 것으로 보며, 술 취한 행태는 과도하게 음주한 동료들이 보여주었던 행동 형태에서 무의식적으로 학습된 경험내용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상행동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음주의 빈도와 음주한 동료가 행동했던 경험의 축적에서 비롯된 행동으로 보여지며 이런 행동을 수정하지 않으면 이상행동으로 고착되어 사회생활에 부적응을 초래할 수 있어서 문제시된다. 인간은 사회환경을 벗어나서는 존재할 수 없는 유기체이다. 그래서 남과 더불어 공존공영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음주 행동만이 아니라 행지(行止)를 바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행지(行止)는 행하고 멈춤이다. 고(go)와 스톱(stop)이다. 가고 서는 행동은 행위자가 상황을 통찰하여 주관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다. 이 문제는 육체적 행동에서만이 아니라 정서적∙언어적 행동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지난해 휴가철에 숙자(叔子)가 만 4살의 스코틀랜드가 원적지인 강아지 한 마리를 두고 갔다. 폐쇄된 공장에서 금요일 저녁부터 월요일 아침 출근할 때까지 혼자 수용소적 생활을 감당해야 하는 모습이 애처롭고 동물 학대라 생각되어 넓은 유원장이 있는 고향 집에서 노부모의 소일거리로 삼을 수 있도록 다리고 왔다는 것이다. 이름을 ‘신춘’이라 지었다고 한다. ‘신춘(神春)’이란 개 이름은 조선 명종 때 효자 정려(旌閭)를 받은 12대조(代祖) 삼 형제분이 친상(親喪)을 다하여 삼 년간 시묘(侍墓)할 때 산소에서 세 집까지 20리 길을 내왕하며 목에 편지와 간단한 생활용품을 달아 전달하던 충견(忠犬)인데(孝子公旌閭碑銘: ...犬名神春擊書于頸往復三人家), 그 이름을 잉용(仍用)하여 지었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 가정에서 기르던 일반 개와는 모습부터 달랐다. 흰털과 갈색 털이 잔뜩 몸을 감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여 외형적으로 차츰 정감이 갔다. 보는 이들도 귀엽다고들 했다. 순하고 무척 영리하여 외출 시에는 대문까지 따라 나와 마치 잘 다녀오라는 듯 짖어주고, 돌아올 때는 승용차 소리를 변별하여 뛰어나와 꼬리를 세워 흔들면서 짖어주며 인사를 하고는 급히 현관까지 속히 달려가서 내자(內子)에게 주인이 온다고 짖어 알리고는 다시 돌아와서 빙빙 돌며 퍼레이드를 하는 모습이 무척 귀엽게 느껴졌다.    그렇던 강아지가 어느 날 승용차 소리가 나도 대문에 나타나지 않았다. 짖지 않고 일어나지 않는 등 이상행동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에게도 건강 문제, 스트레스, 환경 요인 등에 의해 이상행동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방관할 것이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었다.    자는 시간이 늘고 반응이 둔해지며 놀이에 관심이 없어지면 통증·발열·감염 등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것과 식욕이 저하되고 호흡의 가빠짐과 입 호흡이 증가하거나 보호자를 회피∙집착하며 특정 부위를 집요하게 핥음이 나타나고, 배변 습관이 변화하며, 걷기·계단 오르기의 꺼림 등이 나타나는 경우는 질환의 신호임을 알 수 있었다. 동물병원에서 치료하여 강아지는 평상의 상태로 회복되어 다행하게 생각하였으나, 주기적으로 목욕시키고, 약을 먹이는 등을 의사로부터 배울 수 있었다. ‘절선의봉(折旋蟻蜂)’이란 말과 같이 개미가 복잡한 개미굴을 실수 없이 찾아가는 것은 살피기 때문이듯 통찰력(insight)을 가지고 매사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이상행동을 예방하는 우선의 방책이라 여겨졌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